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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3일(이하 한국시각)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가장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팀? 좌고우면 다저스다.
다저스는 실제 모든 대어 시장에 이름을 두루 올리고 있다. FA 최대어 게릿 콜은 물론, '넘버2'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야수 최대어 앤서니 랜던까지 어김 없는 영입 후보 구단이었다. 그러나 정작 실현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스트라스버그는 원 소속팀 워싱턴에 잔류했고, 콜은 뉴욕양키스에 빼앗겼다. 바로 다음 날 렌던은 LA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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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빅딜이 현실화 될 경우 다저스가 팜에서 정성껏 키워온 슈퍼 유망주의 출혈이 불가피하다. 어찌보면 현명하지 못한 행보다. 굳이 큰 선수 출혈 없이 FA 빅네임을 잡아올 수 있었는데 이를 다 놓치고 팜을 헐어가며 클루버를 영입하겠다는 발상은 팬들의 환호를 받기 어렵다. 류현진과 동갑으로 내년에 33세가 되는 클루버는 올시즌 타구에 팔이 골절되는 부상으로 단 7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부상 회복 여부는 차치 하고 과연 이 빅딜이 성사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다저스가 과감히 슈퍼 유망주를 포기해야 하는데 과거 행보를 보면 그 또한 좌고우면 속에 흐지부지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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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상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전력, 류현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류현진과 다저스는 여전히 서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도의 이야기만 흘러나올 뿐 아직 제대로 된 협상 조차 하지 않았다. 류현진의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대한 선호도를 믿고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 이 때문에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서울에서는 어느 팀이든 멀다"며 다저스 잔류가 우선 고려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류현진도 보라스와 합을 맞춰 "LA선호에 대해 나는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어쩌면 류현진에 대해 최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협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다저스의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류현진이 기다려줄 상황이 아니다. 이미 다수의 영입 희망팀들이 줄을 서 있다. 당장 같은 지역의 에인절스가 류현진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북쪽 토론토도 다저스 눈치를 보면서도 류현진 영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 마이크 리조 단장은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엘리트 선수의 공급은 적었고, 수요는 많았다"며 "그들 중 하나를 원하면 지금 당장 시장에 뛰어들어 잡는 수 밖에 없다. 시장 내년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기 매진을 예상했다.
또 한번의 좌고우면 속에 다저스는 자칫 올 겨울 빈손으로 스토브리그를 마칠 가능성도 있다. 특급 선수에 대한 수요가 뜨거운 올 겨울 분위기를 서둘러 파악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윈터미팅 루저를 넘어 스토브리그 최악의 루저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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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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