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토론토의 에이스가 된 류현진. 그 무게를 견뎌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9-12-24 07:01


2019 동아스포츠대상이 11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특별상을 수상한 LA다저스 류현진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광화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2.11/

이제 진짜 에이스가 된다.

FA투수 대어 중 유일하게 남아 여러 구단의 오퍼를 받으며 행복한 고민을 했던 류현진. 드디어 메이저리그 두 번째 둥지를 찾았다. 류현진의 새 팀은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MLB 네트워크 소속 에디터인 존 헤이먼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속보, 류현진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 계약"이라고 전했다. 현지 후속 보도가 이어지고 트레이드 거부권과 옵트 아웃 조건이 없다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나와 류현진의 토론토 행은 기정사실화 됐다.

4년간 8000만달러 대박 계약을 거머쥔 류현진은 추신수(텍사스·7년 1억3000만달러)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 높은 몸값을 받았다. 박찬호(텍사스·5년 6500만달러)를 뛰어넘은 투수 최고액. 연 평균 2000만달러는 추신수(평균 1928만달러)보다 위다.

류현진의 위치도 달라진다. LA 다저스에선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에 밀려 2,3선발로 활약했던 류현진이 이제부터는 상대의 에이스들과 만난다. 토론토의 현재 선발진을 볼 때 류현진은 무난히 1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토론토는 67승95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쳤다. 1위를 기록한 뉴욕 양키스(103승59패)와는 무려 36게임 차이가 났다.

선발진이 형편없었다. 올시즌 팀내 최다승은 트렌트 손튼과 마커스 스트로맨이 기록한 6승이었다.

토론토는 이번 비시즌에 선발진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8승을 거뒀던 체이스 앤더슨을 영입한 토론토는 올해 신시내티와 오클랜드에서 합계 10승을 거둔 베테랑 우완 FA 투수인 태너 로어크도 데려왔다.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야마구치 Œ과도 계약, 선발진을 보강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들을 압도한다.


1선발이니 당연히 개막전에 나서게 되고 상대 에이스와 격돌한다. 토론토의 내년 개막전은 3월 27일(이하 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다. 류현진은 이날 보스턴의 에이스인 크리스 세일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에이스들을 줄줄이 만나게 된다. 보스턴의 세일은 물론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과의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넘어야하는 산도 있다. 토론토의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데다 지명타자가 있어 타격이 더 강한 아메리칸리그의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세계 최초의 자동 개폐식 돔구장인 로저스센터는 좌우측 100m, 중앙 122m에 펜스 높이가 3m로 그라운드가 크지 않다. 올시즌 ESPN이 발표한 홈런팩터 1.317로 악명높은 쿠어스필드(1.266)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구장 중 전체 1위에 올랐다.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유독 잘 던졌던 류현진으로서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내셔널리그는 투수가 타자로 나오기 때문에 쉬어갈 수 있었다. 아메리칸리그는 KBO리그처럼 지명타자제를 쓰기 때문에 타선 긴장감이 높아진다. 물론 동료 타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토론토의 올시즌 타율은 2할3푼6리로 전체 30개팀 중 꼴찌였다.

투-타가 모두 강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팀에서 활약했던 류현진에겐 분명 새로운 도전이다. 강자들의 대결장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류현진이 에이스 본색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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