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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벽' 실감한 기쿠치, 김재환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9-12-27 13:23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가 12일 일본 지바현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김재환. 지바(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12/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포스팅 신청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내민 일본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똑같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재환의 협상 마감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 국가대표 2루수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 도요카프)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3일 포스팅 신청 절차가 완료됐다. 내년 1월 3일 오전 7시까지 협상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기쿠치는 27일 일본 히로시마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히로시마 잔류'를 선언했다.

기쿠치는 일본을 대표하는 2루수다. 2012년 히로시마에서 데뷔한 기쿠치는 이듬해 확실한 주전 선수로 올라섰다.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가 돋보였다. 2014시즌에는 타율 3할2푼5리, 11홈런, 58타점, 23도루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 13홈런, 48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기쿠치는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수비는 7년 연속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강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타격이 특출나지 않은 기쿠치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올해 포스팅을 신청한 쓰쓰고 요시토모와는 정반대의 흐름. 쓰쓰고는 지난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1200만달러(약 141억원)에 계약을 완료했다. 2010년 1군 무대를 밟은 쓰쓰고는 거포 유형의 타자다. 2016년 44홈런, 110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투수가 강한 일본에선 2017년 28홈런, 2018년 38홈런, 2019년 29홈런으로 꾸준한 성적을 냈다. 외야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1루수, 지명타자 등 활용 폭은 넓다.

기쿠치는 일본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FA 시장의 움직임이 느렸고, 대리인 협상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도와준 구단에 빨리 남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는 게 좋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재환이 협상을 남겨두고 있다. 국가대표 차출로 등록 일수를 채운 김재환은 프리미어12 대회가 끝나고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대형 선수들을 보유한 에이전트 'CAA Sports'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들조차도 김재환의 협상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4홈런, 133타점으로 MVP를 수상한 김재환은 올해 15홈런, 91타점으로 고전했다. 일본인 야수들과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점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김재환의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은 내년 1월 6일 오전 7시까지이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한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가 있어 '헐값'의 계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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