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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4인 4색' KBO리그 새 사령탑, 2020년 기대 효과와 예상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1-01 16:30


(왼쪽부터)롯데 허문회-삼성 허삼영-KIA 맷 윌리엄스-키움 손 혁 감독. 스포츠조선DB,롯데자이언츠, 삼성라이온즈 제공.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KBO리그는 10개 구단 중 무려 4개 구단이 신임 감독 체제로 새해를 맞는다.

지난해 도전자 입장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른 준우승팀 키움 히어로즈는 장정석 감독과 결별하고 손 혁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하위권 탈출에 실패한 삼성 라이온즈도 김한수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삼성에서 선수, 프런트를 경험한 허삼영 감독을 깜짝 발탁하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가장 부침이 심했던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는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치고, 키움 수석코치 출신 허문회 감독을 영입했다. KIA 타이거즈는 구단 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이자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맷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2020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4명의 감독은 모두 '처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감독은 처음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사령탑 경험이 있지만, 낯선 환경과 낯선 리그에서 처음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스타일과 상황은 모두 다르다. 올 시즌 KBO리그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키잘알' 손 혁 감독, 특급 마운드 강화?

이미 히어로즈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손 혁 감독은 2015~2015년 2시즌동안 당시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를 맡았었다. 그때 멤버가 지금도 키움의 주축으로 뛰고 있다. 조상우 한현희 김상수 등 투수들은 물론이고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등이 함께 한다. 선수들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낯설지 않다는 점이 손 혁 감독이 가진 가장 유리한 요소다. 또 키움은 사령탑이 바뀐 4개팀 중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좋은 팀이다. 2019년에도 선두 다툼을 펼치던 두산 베어스나 SK 와이번스를 가장 위협하던 팀이 키움이었다. 물론 달라진 점도 있다. 손 혁 감독이 SK 코치로 일하는 동안 이정후나 이승호 김혜성 최원태 안우진 같은 젊은 보석들도 많이 발굴해놨다. 또 '타격의 팀', '장타의 팀'이었던 컬러를 벗어던지고 이제는 탄탄한 5선발과 철벽 불펜을 앞세운 마운드의 팀으로 거듭났다. 팀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투수 전문가 손 혁 감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나 메이저리거야' 윌리엄스 감독의 카리스마

2017년 통합 우승 이후 KIA는 브레이크 없이 미끄러졌다. 우승 이듬해 5위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2019년에는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고전하다가 후반기 소폭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결국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우승팀의 추락이라는 충격을 겪은 후 KIA는 환골탈태를 선언하며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부터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를 인정받아왔다.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는 아니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창단 멤버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커리어로 놓고 보면 그동안 한국 땅을 밟았던 외국인 지도자, 선수들 가운데 '원톱'이다. 그가 선수로서 거둔 성공이 있었기에 메이저리그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들이 '리스펙'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기본을 중시하고 야구에 대한 예절을 강조한다.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기 보다 오히려 아시아야구에 더 가깝다. 자라나야 할 젊은 20대 선수가 많은 KIA 같은 팀에 가장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을 가까이에서 본 관계자들은 마냥 호랑이 감독은 아니라고 귀띔한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도 많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든 윌리엄스 감독이 KIA의 처진 분위기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진다.

▶파격 아닌 혁신, 부드러운 실력자 허삼영 감독

지난 4년동안 삼성은 기대를 키울만 하면 다시 미끄러지기를 반복했다. 암흑의 시간이었다. '왕조의 영광'은 잊혀지고, 2016년 9위, 2017년 9위, 2018년 6위, 2019년 다시 8위. 'KBO리그는 10개 구단이 열심히 싸우다 삼성이 우승하는 리그'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만큼 과거의 강팀이었기 때문에 4년의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분명 그동안의 삼성 감독들과는 색이 다르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도 아니고, 그럴싸한 코치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삼성의 무명 선수 출신에 프런트를 경험한, 코치 경력이 없는 감독이다. 부임 직전까지도 운영팀장과 전력분석팀장을 맡았었고, 선임 소식이 알려졌을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성실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그를 오래 지켜본 야구계 관계자들 모두 "성실하고 꼼꼼하면서 강직한 성품 그리고 철두철미한 일처리"에 대해 인정한다. 어떻게 보면 삼성에서 오래 근무하며 약점과 치부를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약체로 전락한 삼성의 체질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력이다.

▶'경험치 100' 허문회 감독과 롯데의 만남

코치 생활만 15년. 경험치만큼은 누구와도 뒤지지 않는 허문회 감독이다. 허문회 감독 역시 선수 시절이 매우 화려하지는 않았다. LG와 롯데에서 10시즌을 보내고 은퇴한 후 2004년부터 고교 코치, 상무 야구단 타격코치를 거쳐 LG와 넥센에서 타격, 수석 코치를 맡았었다. 코치 경력과 성과만큼은 누구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키움에서 타격과 수석코치를 맡는 동안, 조용하지만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자신의 성과를 내는 코치였다. 허 감독은 롯데 감독 부임 이후에도 "나는 카리스마를 싫어한다. 선수들과 동반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는 개성 강한 선수들도 많고, 스타 선수들도 많은 팀이다. 그러나 올해 모든 변수들이 충돌하며 불협화음을 냈고,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한 후 회복을 하지 못한 채 마무리하고 말았다. 분위기 전환이 간절한 시점에서 롯데는 단장, 감독 교체에 이어 최근 대표이사까지 교체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롯데는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을 하되, 근본적인 성적 갈증이 있는 팀이다. '경험치 만렙' 허문회 감독이 수평적인 리더십으로 롯데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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