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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절친' 뷰캐넌과 러프, 삼성을 둘러싼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2020-01-20 07:01


필라벨피아 시절 뷰캐넌(왼쪽)과 러프는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16년 말, 삼성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 두 선수 영입전에 나섰다.

우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1루수 다린 러프였다.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3년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두 선수. 돈독한 친구 사이였다.

두 친구는 2017년 나란히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을 뻔 했다. 하지만 일본 야쿠르트가 뷰캐넌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돈 싸움에서 삼성이 이길 수 없었다. 결국 뷰캐넌은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었다. 러프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두 선수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활약했다. 3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 재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이 2020 새 외국인 투수 후보로 뷰캐넌을 영입 리스트에 올렸기 때문.

하지만 두 선수의 운명은 또 한번 엇갈렸다. 러프가 삼성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몸값을 줄이려는 삼성의 오퍼를 러프 측에서 거부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결국 러프 대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타일러 살라디노가 왔다. 그리고 삼성은 야쿠르트에서 방출된 뷰캐넌을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함께 뛸 수 있었던 절친 두 선수. 한일 3년째였던 지난해 나란히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운명이 엇갈렸다. 러프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모색중이다.

뷰캐넌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에서 3년이나 뛴 러프는 뷰캐넌 한국적응의 으뜸 도우미가 될 수 있었다. 팀과 한국야구 뿐 아니라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만한 친구의 부재가 아쉽다. 러프는 지난 시즌 중간에 온 맥 윌리엄슨이나 라이블리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운 선수다.

두 선수의 관계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3년 전에 삼성이 이미 영입하려고 했던 뷰캐넌은 러프와 절친한 사이다. 러프가 있었다면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필라델피아 시절 2015, 2016년 뷰캐넌과 함께 뛰었던 벤 라이블리. AP연합뉴스

하지만 다행히 뷰캐넌에게는 라이블리가 남아 있다. 라이블리 역시 2015, 2016년 필라델피아 시절 한솥밥을 먹은 동료였다. 비록 한국야구 경험이 짧지만 그래도 뷰캐넌과 같은 투수 출신이란 점이 긍정적이다. 소통할 일이 많은 두 투수의 원만한 관계가 기대되는 대목.

뷰캐넌은 지난 16일 삼성과 계약을 마친 뒤 "다린 러프, 벤 라이블리, 데이비드 허프 등으로부터 KBO리그의 경쟁, 문화, 팬 응원에 대해 많이 들었다"면서 "한국에서 빨리 뛰고 싶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만약 러프의 재계약이 이뤄졌다면? 2015, 2016년 필라델피아 출신 삼총사가 한꺼번에 라이온즈에서 뛰는 모습을 볼 뻔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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