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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홈런을 가장 많이 터뜨리는 포지션은 단연 1루수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선발출전한 선수들이 기록한 7048홈런 가운데 1루수의 몫은 1202개로 17.1%를 차지했다. 이어 지명타자가 14.6%, 3루수가 13.9%로 1루수 다음으로 높았다. 포지션 1루를 거포들의 경연장이라고 하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올해 1루 자리에 가장 큰 구멍이 생긴 팀은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지난 3년간 합계 86홈런, 350타점을 때린 다린 러프와 몸값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1루수는 이원석과 새 외인 야수 타일러 살라디노의 플래툰 방식이 유력하다. 상황에 따라 한 명이 1루, 다른 한 명이 3루로 선발출전하고 백업은 최영진이 맡을 전망이다. 살라디노는 메이저리그 5년 통산 326경기 가운데 1루수로는 고작 6경기 밖에 나서지 않아 수비 적응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루 자리가 혼돈스러운 또다른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이대호가 지명타자에 전념하고 내야수 출신인 강로한과 고승민이 중견수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기존 중견수 전준우를 1루로 돌리기로 했다. 지난해 타율 3할1리, 22홈런, 83타점을 올린 전준우는 이번 전훈서 데뷔 후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1루수 변신 과제가 주어졌다. 1루수 백업으로는 정 훈과 전병우가 거론되는데, 이대호가 간혹 1루를 맡을 가능성도 높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외야수 전준우를 완전히 포기하는 게 아니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LG 트윈스의 경우 지난해 1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뜻밖에도 김용의다. 외국인 1루수 토미 조셉이 시즌 도중 퇴출된데다 대체 선수 카를로스 페게로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나선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좌익수 김현수가 1루를 보기도 했다. 올해 LG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26세의 로베르토 라모스를 1루수감으로 영입했다. 그가 기대대로 주전 1루수로 활약한다면 좋겠지만, 반대의 경우 1루는 작년처럼 꽤나 골치아픈 자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가 1루수로 잘 자리잡기 바란다. 그렇다고 김현수 1루 카드를 완전히 버리는 것은 아니다. 시즌 중 (라모스의)체력 부담을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루수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로맥(130경기), 오재일(126경기), 오태곤(113경기), 박병호(108경기) 등 4명이었다. 올해는 몇 명이나 붙박이로 풀타임을 소화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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