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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외야수 구자욱(27)이 결단을 내렸다. 연봉 협상을 마무리 하고 팀의 오키나와 캠프에 전격 합류한다.
이에 따라 구단과 구자욱 측 대리인은 10일 구단 사무실에서 면담을 가졌다. 최종 연봉은 조율을 거쳐 곧 공식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욱은 신인왕을 받은 2015년 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3할을 훌쩍 넘는 고타율에 두자리 수 홈런을 꾸준히 기록했다. 파워가 늘며 2017년 부터는 2년 연속 20홈런도 돌파했다. 2016년 부터 3년 연속 세 자리 수 득점과 매 시즌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하는 등 5툴 플레이어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구단은 2018년 대비, 팀과 개인 성적 하락을 이유로 지난해 연봉 3억 원에서 10% 삭감된 2억7000만 원을 제시했다. 백지위임을 하는 등 매년 조용히 사인했던 구자욱이 반발했다. 좋은 성적을 올린 과거 수년간 팀 성적 부진 속에 충분히 올려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형평성을 언급했다. 구자욱 측은 "잘 할 때는 덜 올려주고 못할 때는 더 깎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던 팀 사정 상 전체적으로 줄어든 페이롤을 배려해 매년 성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아쉬운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왔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등 비교 대상인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억울함이 있었다.
구단 측도 "선수의 아쉬운 입장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지만 시기적으로 조정이 힘든 측면이 있었다.
양측의 입장 차는 쉽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서 구자욱은 경산 볼파크로 출근해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자칫 끝 없는 평행선이 길게 이어질 뻔 했던 상황. 끝이 보이지 않던 팽팽한 줄다리기는 결국 선수의 결단과 위임으로 해결의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타결 이후'다. 협상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한 구자욱과 그만큼 벌어진 구단 간 마음을 얼마 만큼 봉합하며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남게 됐다.
비록 처음부터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시즌 준비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1월 오키나와 개인 훈련과 경산 훈련을 통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들어 온 만큼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 시간 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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