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훈련을 가졌다.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3.12/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여러모로 애매한 상황이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한 KBO리그 연기 결정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KT 선수단은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귀국 후 첫 훈련을 실시했다. 예정대로라면 시범경기 일정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해 분주할 시기지만, KBO가 개막 일정을 잠정 연기하면서 모든 준비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상황. 이 감독은 이날 훈련에 앞서 선수단 전체 미팅을 가진 뒤 2시간 가량 훈련을 지켜보면서 팀 운영에 골몰했다.
이 감독은 "경기가 없는데 마냥 집중력을 강조하기도 애매하고, 쉬게 하기도 그렇다"며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나조차도 처음 경험해보는 상황이기에 난감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KBO는 시범경기 취소를 결정하면서 각 구단 별 연습경기 추진도 자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경기를 치러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선수-관계자 감염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의도. 그러나 시즌 개막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린 선수 입장에선 공백 기간 경기력 유지라는 과제를 풀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투수들의 경우 자체 청백전 등을 통해 투구-이닝 수를 조절해 나아가면 개막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면서 "야수들의 경우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실전을 통해 여러 유형의 공을 쳐보고 상황을 경험해봐야 하는데, 청백전 만으로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어느 지점까지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유지하느냐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투수들도 여러 방향의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면서 감각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같은 팀 타자들과 상대한다면 그런 부분에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막 2주 전부터 연습경기가 가능한 만큼, 그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초반 한 달 간은 모든 팀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피할 수 없다면 부딪치는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당분간 개인 생활은 희생해달라'는 당부도 했다"며 "기존 방식과 달리 경기 일정에 맞춰 훈련 시간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