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포커스]KBO "목표관중 없이 간다", 팬과 선수단 안전이 우선

기사입력 2020-04-10 11:02


KBO리그는 5월초 시즌을 개막하면 당분간 무관중 경기를 시행할 예정이다. LG 트윈스가 관중이 없는 가운데 청백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미국 뉴저지 소재 시튼홀대학 스틸맨 경영대가 10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72%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스포츠 현장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설문에 참가한 762명 가운데 절반이 스포츠팬이라고 밝혔는데, 그들 중 61%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를 보러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다고 해도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경기장을 찾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다수라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MLB)는 시즌 개막 후 당분간은 무관중 경기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관중을 들이더라도 서로 떨어져 앉을 수 있도록 티켓을 판매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비단 메이저리그 이야기만은 아니다. KBO리그 팬들 중에서도 시즌이 시작되더라도 불안감 없이 야구장에 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 종료'가 공식 선언되기 전까지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KBO는 이미 무관중 경기를 검토하기로 했고, 팬들의 야구장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도 관중을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KBO리그는 안전을 우선시 해야 하는 시즌이다. '완전한 안전' 때문에 시즌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정부와 사회가 용인하는 범위에서 시즌을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하고 적극적인 방역 대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관중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KBO는 매년 시즌 시작 전 각 구단이 설정한 목표 관중수를 취합해 총 목표 수치를 발표하는데, 올해는 이 절차가 생략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 관중을 계산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고,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구장 관중석과 팬들이 이용할 매점 관리와 같은 현장의 보건 대책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KBO리그는 지난해 혹독한 흥행 참패를 겪었다. 페넌트레이스 720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은 728만6008명으로 2018년 대비 10%가 감소했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입장 관중이 700만명대로 추락했다. 시즌 전 발표한 목표치인 878만명에 150만명이 미달됐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경기력 저하와 불미스러운 사건과 사고 등 악재가 잇달았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야구 말고도 여가 시간을 즐길 다양한 놀이의 등장이 KBO리그의 흥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프로야구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팀당 144경기와 포스트시즌을 일정대로 모두 소화한다는 보장도 없다. 5월 초 개막한다고 해도 무관중 경기를 비롯해 마케팅의 방향을 예년과 다르게 잡아야 할 수도 있다. 수도권 구단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예전처럼 표를 무조건 많이 팔아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들어오는 팬들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늦게나마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여겨야 하는 분위기다. 다행히 코로나 확진 흐름은 완연한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가 전날보다 27명 늘어난 1만450명이라고 밝혔다. 최근 닷새간 일일 확진자수는 47명, 47명, 53명, 39명, 27명으로 진정세를 이어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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