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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KIA 박준표 장문의 사과문자, 나지완 "헤드샷 신경쓰지 말고 몸쪽 또 던져"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4-14 17:27


광주=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0시즌 KIA 타이거즈 타선의 핵이 될 나지완(33)의 미담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 7회 마운드에는 사이드암 박준표, 타석에는 나지완이 섰다. 보통 자체 연습경기에선 투수들이 타자의 몸쪽으로 던지는 볼을 자제한다. 자칫 사구(몸에 맞는 볼)로 이어질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박준표의 손에서 빠진 볼이 나지완에게 향했다. 그것도 얼굴 쪽으로 날아가 헤드샷이 연출됐다. 1루로 출루한 나지완은 대주자로 교체됐고, 박준표는 더그아웃의 요청으로 퇴장 조치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선 KBO리그 규정에 의거 헤드샷을 던진 투수는 퇴장된다.

경기가 끝난 뒤 박준표는 선배 나지완에게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 장문의 사과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나지완의 반응은 의외로 '쿨'했다. 나지완은 박준표에게 "헤드샷 신경쓰지 말고 또 몸쪽으로 던져라"며 기가 죽었을 후배를 더 챙겼다. 이 미담은 지난 13일 양현종과 임기영이 감독 이벤트를 펼친 자체 홍백전 때 방송 헤드셋을 착용하고 해설을 한 서재응 투수 코치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서 코치는 "아마 나지완이 후배 박준표가 헤드샷 트라우마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잘 다독인 것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광주=연합뉴스
투수들은 한 장면에서 트라우마가 생기면 다음에 같은 볼을 던지기 꺼려한다. 무엇보다 박준표는 오른손 타자일 경우 타자 몸쪽으로 향하면서 가라앉는 싱커(싱킹 패스트볼)를 주로 던지는데 헤드샷 트라우마에 사로잡혔다면 정작 정규시즌에서 몸쪽을 피하려다 실투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선배의 의연한 대처로 박준표는 다시 당당하게 몸쪽 싱커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다행히 나지완도 부상 없이 헤드샷을 극복해냈다. 지난 7일 홍백전에는 대형 중월 홈런과 2루타를 폭발시켰고, 지난 13일 홍백전에선 3차례 타석에서 2볼넷과 2루타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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