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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유희관의 동기부여 "FA < 10승, 앞만 보고 간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4-22 23:50 | 최종수정 2020-04-23 08:30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두산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13/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FA(자유계약선수)면 뭔가 색다를 줄 알았는데,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올해도 팀 선발진 한 축을 책임져야 한다.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 이영하, 이용찬과 더불어 5명의 선발진을 확정짓고 개막을 준비 중이다. 유희관의 컨디션은 좋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찾아온 몸살 감기 때문에 시작은 늦었지만, 결과적으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의도치 않은 도움이 됐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은 준비가 잘되고 있다. 자체 청백전에서도 실점은 있었어도 자신의 공을 던졌다. 릴리스포인트나 밸런스가 좋다"고 칭찬했다.

유희관은 2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키움 타선을 상대로 자신의 주무기인 공 끝을 앞세워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좋은 컨디션이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32km였지만, 하나씩 섞어 던지는 특유의 슬로커브가 시선을 끌었다. 특히 1회 박동원을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101km짜리 슬로 커브는 타자가 선뜻 타이밍을 맞출 수 없는 공이었다. 개막이 가까워지면서 유희관도 더욱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경기 후 만난 유희관은 "무실점보다도 밸런스대로 던졌느냐가 더 중요한데, 오늘은 밸런스도 만족스러우면서 점수도 주지 않아 좋은 것 같다. 청백전만 하다가 방송 중계도 하고, 상대 키움 선수들을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갑더라. 집중력이 더 생기는 느낌이었다"며 스스로도 좋은 점수를 매겼다. "개막이 미뤄진 게 아쉽지만 몸을 천천히 만든 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는 유희관은 "나는 원래 공 끝으로 승부하는 투수니까 거기에 맞추고 있다. 지난번 등판에서 131km이 나왔는데 어떤 팬분이 댓글로 '페이스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 그걸 보고 나도 웃음이 터졌다. 다양하게 시험삼아 여러가지를 던졌고, 시도해봤다. 준비는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희관의 개인적인 동기부여는 연속 시즌 10승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0승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8년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성공한다면 좌완 투수로는 역대 두번째, KBO리그 통산 역대 4번째가 된다. 이강철 감독이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을 기록했었고, 정민철 단장은 현역 시절 8년 연속 10승에 도달했다. 그 다음 기록은 장원준이 가지고 있다. 장원준은 2017년까지 좌완 투수 최초 8년 연속 10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꾸준히, 오래 뛴 투수들만 가질 수 있는 기록. 유희관이 무엇보다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유희관은 "정말 개인적으로 큰 목표다. 8년 연속 10승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시즌이 끝나면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지만, 개인 기록에 더 무게를 뒀다. 유희관은 "솔직히 첫 FA라고 하면 뭔가 색다를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무런 느낌이 없다"며 웃었다.

팀 성적과 개인 목표 그리고 베테랑 선수로서의 책임감까지. 무거운 어깨로 시작하는 2020시즌이다. 유희관은 "개막일이 정해진 자체로도 좋다. 어려운 시국에서 무관중으로 시작하겠지만, 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분들에게 TV로나마 야구로 행복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밝게 각오를 다졌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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