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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팀이 우선' 휴가도 반납했던 롯데 샘슨, 가슴은 울고 있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4-28 16:52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급거 귀국을 결정한 롯데 자이언츠 투수 아드리안 샘슨은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한창 훈련이 진행 중이었던 당시 부친의 투병 소식을 접했다. 생애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해 가족과 떨어진 샘슨은 부친의 병세가 나아지길 기도했지만, 현실은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샘슨이 롯데 선수단과 함께 한국 입국을 앞두고 있던 3월 초, 부친의 병세는 더 깊어졌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당시 국내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 팀들이 캠프 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었고, 롯데도 호주에 2주 더 머무는 쪽을 택했다.

롯데 측은 샘슨을 비롯해 댄 스트레일리, 딕슨 마차도 등 외국인 선수 세 명에게 선수단과 동행 대신 미국으로 일시 귀국해 휴가 및 개인 훈련을 제안했다. 이들은 롯데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하루 만에 휴가를 반납하는 쪽을 택했다. 구단의 배려에는 감사하지만, 새 시즌에 대비해 몸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 샘슨 역시 부친의 투병으로 인한 마음고생 대신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쪽을 택했다.

샘슨은 입국 후 자체 청백전 및 연습경기 등판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까지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 정도로 인정을 받은 구위가 차츰 살아났고, 성과도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엔 부친의 곁을 지키지 못한다는 마음의 짐을 안고 있었다. 샘슨의 바람과 달리 부친의 병세도 하루가 다르게 악화됐다.

결국 샘슨은 구단에 휴가를 요청했다. 정규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기지만, 더 이상 부친의 곁을 지키지 않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갔다.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 투구를 앞두고는 부친의 병세가 크게 위독해졌다는 소식까지 전해들었다. 결국 롯데는 내부 회의를 거쳐 샘슨을 삼성전을 마친 이튿날인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향인 미국 시애틀로 출국시키기로 했다. 롯데 측은 최근 미국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예방 등 샘슨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미국으로 떠난 샘슨은 빠르면 내달 5일 재입국할 계획이다.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입국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귀국 후 14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야 선수단 합류가 가능해진다. 샘슨이 고향 방문을 마치고 계획대로 입국한 뒤, 자가 격리 기간까지 문제 없이 마치면 5월 20일부터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5일 입국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현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만큼,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상황에 따라 샘슨의 5월 내 등판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정규시즌 개막 직전이고 재입국 후 격리 기간이 있지만, 샘슨이 잠시 귀국해 가족과 만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며 "퓨처스(2군)팀 선발 자원들이 (샘슨이 비운 1군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허문회 감독 역시 "야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가장 많이 신경 쓰일 것"이라며 "부담없이 다녀왔으면 좋겠다. 다녀와서 잘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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