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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작십 발언으로 인한 제재? 생각해보지 않았다."
8일 키움 히어로즈 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용규는 예상보다 큰 파장에 한층 조심스러워했다. 이날 경기장으로 이동하던 중 KBO의 조치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그는 "전 (심판 판정에)혼란스러워하는 선수들의 노력과 고충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이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제 의도는 어제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징계를 받지 않았다. 다만 KBO는 리그 구성원 존중 차원에서 자제 요청과 함께 재발방지를 당부했다. 이용규는 "제게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번 KBO의 조치에 대해 제가 말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끼는 한편 "앞으로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어 "이용규가 1년 쉬는 동안 올시즌 준비가 남달랐다. 저렇게까지 노력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라며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생각에 자신이 책임지고 말을 꺼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규의 문제 제기를 통해 올시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도입할 예정이었던 '로봇 심판'에 대한 논의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볼 판정은 AI가 내리고, 심판은 이를 리시버로 전달받아 외치기만 하는 구조다. 구심이 해야할 일은 볼 판정 외에 파울이나 보크 등 여전히 많다.
하지만 한 감독은 "아직 너무 이른 얘기다. 심판도 우리 야구의 일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판정 불만은 경기하다보면 늘 나오는 얘기"라며 "양팀을 똑같은 기준으로 대하는 게 심판의 역할 아닌가. 포청천처럼 잘해줄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손혁 키움 감독의 의견도 같았다. 손 감독은 "사람이 심판을 보는게 낫다. 1~3선발을 나누는 기준이 뭔가. 물론 판정에 아쉬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거기에 흔들리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차이를 보는 게 야구"라는 속내를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로봇이 나오면서 사람이 하는 일이 너무 줄어드는 것 같다. 그 분야에 노력하던 사람들이 있지 않냐"며 보다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작심 발언'이란 이용규가 지난 7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볼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많다. 심판분들께 부탁 아닌 부탁을 드린다. 선수들의 마음도 헤아려달라"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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