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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늦깎이 신인' 안권수의 등장이 두산 베어스 외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까.
1번-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박건우가 허벅지 부위에 통증을 느껴 4회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고, 안권수가 출장했다. 시즌 개막 후 그에게 찾아온 절호의 찬스였다. 그리고 4회말 자신의 첫 타석에서 센스있는 기습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출루로 무사 1루. KT 선발 김 민을 상대한 안권수는 1B에서 2구째를 맞아 타격 자세에서 기습 번트로 작전을 바꿨다. 번트는 완벽한 코스로 흘러갔다. 1루수와 투수 사이로 타구를 굴린 안권수는 김 민이 포구 후 송구에 나선 시점에 거의 1루 근처에 도달해 있었다. 스피드를 다시 한번 보여준 장면이었다. 결국 허둥대던 김 민이 1루 커버에 나선 2루수 박경수에게 던진 공이 원바운드로 뒤로 빠져 악송구가 되고 말았다. 안권수는 1루를 찍고 2루까지 들어갔고, 1루주자 정수빈은 3루에 안착했다. 의미있는 프로 데뷔 첫 안타.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동료들은 곧바로 안권수의 기념구를 챙겼다. 스스로 살고자 한 작전이라기보다는 주자를 진루시키는데 의미가 있었지만, 빠른 발이 상대 수비 혼란을 유도했다.
기회는 계속됐다. 두산이 집중타를 터뜨린 5회말 1사후 찬스에서 바뀐 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2S에서 4구 연속 볼을 차분하게 골라내 볼넷을 얻었고, 이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2루타때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익수 앞 단타를 추가한 안권수는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의 '미래'를 보고 1군에 기용하는 건 아니다. 신인이지만 1993년생인 안권수는 올해 만 27세다. 본인의 야구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당장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안권수가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 전체 99번으로 지명된 것도 아마 같은 이유일 것이다. 빠른 발과 수비, 기대 이상의 타격 페이스가 얼마나 유지될지, 또 얼마나 더 발전되는 기량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일단 시즌 출발은 좋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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