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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인터뷰]벌써 에이스 평가받는 NC 구창모의 여전한 초심 "데뷔 첫 규정이닝 채우는게 먼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10:14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14/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0년 KBO리그는 새로운 투수들의 등장에 열광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앞서 있는 투수가 바로 NC 다이노스의 구창모다.

그동안 NC에서 국내 에이스로는 이재학이 꼽혔다. 이재학 이후 NC 국내 선발투수로 기억에 남는 투수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으로 강팀의 반열에 올랐지만 토종 선발진에 대한 목마름은 계속됐다.

구창모가 류현진을 연상시킬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서 NC팬은 물론 국내 야구팬 전체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국내 에이스가 나타났다는 반가움이다.

구창모의 5월은 그야말로 특급이었다.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51의 완벽투. 35이닝 동안 3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다.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할 만한 성적. 피안타율이 겨우 1할5리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

구창모의 활약은 미국에도 생중계됐다. 미국에서도 그의 활약은 눈에 띈다. 미국에서 구창모의 기사가 나오며 화제성이 더 커졌다.

구창모도 당연히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당장 주위의 반응이 달라졌다고. 구창모는 "형들이 많이 놀린다"라고 했다. "(박)민우 형이 '대투수'라고 하고 평소처럼 행동을 하는데 형들이 '창모 다치면 안된다'며 장난을 치신다"라는 구창모는 "기사도 많이 나오고 해서인지 주변 사람들의 연락도 많다"며 웃었다. 당연히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는다. "정말 기분이 좋지만 더 차분하게 하려고 한다. 아직 초반이지 않나 들뜨면 안되기에 내가 할 것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구창모의 호투 비결은 변화구의 완성도와 함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다. 이제껏 123명의 타자를 상대해 초구 스트라이크가 94개였고 볼이 29개였다. 초수 스트라이크 비율이 76.4%나 된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카운트 싸움을 잘하다 보니 타자와의 승부가 쉬워진다. 구창모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니 타자들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게 되고 그것이 투구수를 줄여 더 많은 이닝을 던지도록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냈다. 구창모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 정도로 높은 줄은 몰랐다"며 "자신감이 생기다보니 초구부터 던지는 것이 다르다"라고 했다.

성적이 좋아진 점은 역시 제구력과 구종의 다양화였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볼의 경우도 눈에 띄게 스트라이크존에서 멀지 않으니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구창모는 이어 "여러 구종을 던지다 보니까 타자들이 생각이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라고 했다. 가장 자신있는 직구에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 등도 포수 양의지의 리드대로 다양하게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대비해야 하는 구종이 많은 것.


좋은 성적은 기분 좋지만 그에 따르는 관심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창모는 이를 발전하는 기회로 만들고 싶어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몇경기 하지도 않았는데 (많은 관심을 받아)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는 구창모는 "나에겐 기회다. 이 기회를 꼭 잡고 선배님들의 뒤를 이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미국에서 구창모의 활약에 관심을 보이면서 벌써부터 미국 진출에 대한 얘기까지 나온다. 구창모는 "미국에서의 관심은 좋지만 아직 (해외 진출) 생각은 없다. 기간도 많이 남았다"면서 "아직은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과 관계자들 모두가 열광하고 있고 벌써부터 에이스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구창모는 시즌 시작전의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여전히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구창모는 "아직 규정이닝을 채운 적도 없고 풀시즌을 제대로 던져본 적이 없었다. 2시즌 정도는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언젠가는 나도 안좋은 날이 있을 것이다. 난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목표다"라면서 "내 목표는 먼저 규정이닝을 달성하는 것이다. 다음은 10승 이상하는 것. 그리고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라며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활약에 팬들은 그에게 '엔구행(NC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해)'과 같은 사랑을 담은 별명도 지어주고 있다. 구창모는 "부모님은 엔구행보다는 '오구오구'(구창모의 등번호 59번을 애교스럽게 부른 별명)를 더 맘에 들어하신다"라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던 구창모는 인터뷰가 끝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 '오구오구'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귀여운 미소를 띄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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