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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김하성, 공 돌아올 일 없다는 뜻![SC스토리]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0-08-06 03:57 | 최종수정 2020-08-06 05:27


5일 고척돔 KT와 키움의 경기. 3회말 무사 1, 2루 김하성이 3점홈런을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완벽하게 잡아당긴 타구가 고척돔 좌측 폴대 상단으로 쭉쭉 뻗어간다. 스윙을 마친 김하성이 몸의 무게중심을 따라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대로 멈춘 채 타구를 바라본다.

공이 그라운드 안에 떨어질 일은 없다. 파울 아니면 대형 홈런이다. 타구가 폴대 안쪽을 지나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걸 확인하는 순간 멈춰있던 김하성이 일어나 달려 나간다.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김하성이 화끈한 스리런포로 승리를 이끌었다. 3회말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김하성은 KT 선발투수 김민수의 137km 직구를 당겨쳐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타격 후 무릎을 꿇고 타구를 바라보는 김하성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김하성의 이런 모습을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무릎을 굽히는 낮은 자세에서 공을 당겨 올리는 기술적인 타격에서 나온 이 자세가 '빠던'(배트플립)보다 근사하다. 요란하거나 거만하지도 않다. 김하성이 무릎을 꿇는 순간 팬들도 홈런을 예상하게 됐다.


힘과 기술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하성의 홈런 타격 모습.
김하성은 올 시즌 75경기 만에 18홈런을 기록했다. 작년 기록한 19홈런에 벌써 1개 차로 다가섰고, 최다 홈런 기록인 2017년 23홈런도 갈아치울 기세다. 5일 경기에서 스리런포 포함 5타점을 올린 김하성은 7월 25일 롯데전부터 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과 발목부상을 이겨냈다. 타율도 0.293으로 올라갔다.


이정후의 축하를 받고 있는 김하성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는 이정후가 큰 자극제가 된다고 김하성은 말했다. 작년 시즌 19홈런에 그친 아쉬움은 김하성을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욱 매진하게 했다. 그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힘과 기술에서 모두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하성의 지금 모습이다.


김하성은 4일 KT와의 1차전에서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병살타로 무산시켰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날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손혁 감독도 흐뭇한 표정으로 홈런 신고를 받으며 바주카포를 건넸다.


특급 용병 러셀의 합류 후 김하성은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체력소모가 큰 유격수보다 3루수로 나서며 공격에서 더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러셀 합류 후 김하성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김하성의 헬멧에는 선명한 태극마크가 새겨져 있다. '국대 유격수'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버건디색 키움 헬멧이다. 올해가 키움의 첫 우승 찬스라고 많은 팬이 말한다. 히어로즈가 올 시즌 KBO의 대표구단이 될 수 있을까? 김하성의 활약에 달려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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