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또 새로운 기준가 되나…'日 필승조 직격탄' 불펜 FA 시장 다시 움직인다

최종수정 2025-12-18 14:26

'20억' 또 새로운 기준가 되나…'日 필승조 직격탄' 불펜 FA 시장 …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올 시즌 10번째 홀드를 달성했다. 몸을 풀고 있는 김태훈.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1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차갑게 얼어붙었던 불펜 FA 시장이 다시 움직일 조짐인 것일까. 20억원이 새로운 기준가가 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우완 김태훈과 3+1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 조건이다.

김태훈은 FA 권리를 행사했으나 선택지는 냉정히 원 소속팀 삼성 하나뿐이었다. A등급 족쇄에 걸렸기 때문. 삼성에서 김태훈은 필승조로 기용되긴 했지만, A등급 보상을 감수하고 다른 팀이 데려갈 정도는 아니었다.

김태훈은 올해 73경기에 등판해 66⅓이닝을 던지는 등 기여도가 매우 높은 선수였지만, 평균자책점이 4.48이었다.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보기는 어려운 수치였다.

삼성은 그래도 내부 FA이기에 꽤 후하게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73경기 등판은 김태훈의 한 시즌 최다 신기록.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2020년부터 올해까지 KBO 역대 2번째로 6시즌 연속 10홀드를 달성한 점도 고려했다. 필승조부터 롱릴리프까지 전천후 불펜으로 팀에 헌신한 점을 높이 산 것.

김태훈의 20억원은 시장에 남아 있는 불펜 김범수, 조상우, 홍건희 등의 기준가가 될 전망이다.

앞서 FA 계약을 마친 두산 이영하(4년 52억원)와 최원준(4년 38억원)은 위 선수들과 단순히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이영하와 최원준은 선발투수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 특히 이영하를 원했던 타 구단들은 불펜보다는 선발로 쓸 계획으로 움직였다. 50억원 이상 큰 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다.


'20억' 또 새로운 기준가 되나…'日 필승조 직격탄' 불펜 FA 시장 …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조상우가 미소 짓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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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한화 김범수가 투구를 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김태훈과 김범수, 조상우, 홍건희는 어딘가 하나 아쉬운 필승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커리어는 조상우가 가장 빼어나지만 최근 구위 저하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김범수는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좌완이라는 메리트도 있으나 1년 반짝 활약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카드다.


홍건희는 올해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20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했다. 사실상 안식년을 보내며 팔에 충분히 휴식을 준 건 맞는데, 구단들은 어쨌든 부상이 있던 선수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홍건희는 두산과 2년 15억원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으로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방출 선수 신분이기에 규정상 두산으로 돌아갈 수 없다. 무조건 이적해야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다. 15억원보다는 큰 계약을 해야 옵트아웃의 명분이 생기는데, 일단 김태훈 사례에서 희망은 봤다.

이들은 KBO가 내년부터 실행하는 아시아쿼터제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아시아쿼터제가 거론될 때부터 일본인 투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계약을 마친 9개 구단 가운데 7개 구단이 일본인 투수를 품었다.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 이하로 저렴한데 필승조는 충분히 가능한 구위를 갖췄다는 평가다. 구단들이 아시아쿼터 일본인 투수 영입에 훨씬 공을 들이면서 불펜 FA들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삼성이 이날 김태훈, 우완 이승현(2년 6억원)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일단 멈춰 있던 시장에 온기는 불어넣었다.


'20억' 또 새로운 기준가 되나…'日 필승조 직격탄' 불펜 FA 시장 …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두산 홍건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23/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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