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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또 기약없는 무관중 체제, 다시 고개든 'KBO 구조조정 시나리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8-18 09:00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희망이 꺾인 좌절감이 상당하다.

KBO리그 반등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유관중 체제가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전체 수용 인원의 10% 수준으로 출발했던 관중 입장은 11일부터 30% 미만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 주말 연휴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수도권, 부산 연고 팀들이 무관중 체제로 전환했다. 대유행 조짐까지 거론되는 이번 코로나 재확산에 나머지 구단들도 무관중 회귀는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관중 입장은 각 구단에 실질적 수익보다는 '희망의 증표'에 가까웠다. 유관중 체제로 얻는 수익은 경기당 2~3억원 규모였던 지난해 수준에 크게 밑돌기 때문에 실리를 따질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의 존재 이유인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다시금 리그의 활기를 깨우고 점진적으로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다시 시작되는 무관중 체제에 각 구단의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아쉬움과 실망은 가슴 한켠에 밀어뒀던 두려움도 깨우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현실화다. 무관중 체제로 인한 프런트-선수단 정리, 신인 수급 한파와 리그의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는 개막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오는 9월 21일로 예정된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이 첫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정 악화로 지명 순서를 패스하는 팀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각 팀이 미래 자원 확보 차원에서 10라운드까지 꾸준히 선수들을 수급해왔지만, 올해는 상위 라운드 지명자 이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명 순서 패스팀이 나온 신인 드래프트는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재정난으로 인한 비상경영 체제 지속 및 분위기 경직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무관중 체제에서 원정 비용-2군 운영 축소 등 갖가지 방법이 시행됐지만, 재정 악화의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 상황. 관중 입단 중단을 계기로 구단 운영 비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각 구단이 프런트-선수단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거듭되는 위기가 경직된 시장 전체 분위기는 결국 흥행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동력까지 잃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선 각 구단들도 뾰족한 방도가 없다. 반환점을 돈 리그 일정에 집중하면서 코로나 재확산 사태가 빠르게 수습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존재의 이유인 팬심마저 등을 돌리지 않도록 그라운드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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