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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정규시즌 후반 또 한 명의 '영건'이 주목받고 있다.
최채흥의 이날 승리는 지난 7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58일 만에 나온 것이다. 더구나 입단 후 늘 품고 있던 완봉승을 달성했으니, 꽉 막혔던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경기 후 최채흥은 "완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며 "최근 컨디션이 안 좋고,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에 길게 못 던진 게 미안했는데, 오늘은 통증도 없고 컨디션도 좋았다"고 했다.
그동안 부족했던 '승운'보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먼저 전했다. 최채흥이 두 달 가까이 승수 추가에 실패한 건 본인 잘못보다는 동료들의 도움 부족 때문이었다. 7월 17일 롯데전서 시즌 6승을 거둔 뒤 그의 투구내용을 보면 크게 실망할 만한 경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채흥은 이후 더욱 단단해졌다. 한달 전 당한 수모가 이날 생애 첫 완봉승에 큰 밑거름이 된 셈이다. 최채흥은 "내 루틴이 없어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내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던지고 나서 다음 등판까지 운동 방법이 확실히 없다. 그래서 중간에 기복이 심했다"고 했다.
자신만의 루틴이 없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럼에도 풀타임 로테이션을 별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게 더 놀랍다. 신인급 투수들은 완투 또는 완봉을 한 뒤 부진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자신감에 제구가 흔들리거나 완투 당시의 피칭만을 생각해 다른 팀 타자들에게 패턴이 읽히기 때문이다.
5위 KT 위즈에 10경기차 뒤진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남은 38경기를 스트레스 받으며 치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최채흥 같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시간이다. 허삼영 감독은 남은 시즌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최채흥은 정상 로테이션을 따르면 7경기 정도 더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최채흥의 진가를 또 확인할 시간은 충분하다.
최채흥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10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완봉승으로 최채흥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4점대에서 3.74로 크게 낮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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