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준PO]억지로 못막는 육성 응원, 성숙한 관람 문화가 정답이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1-04 13:03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02/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억지로 막기가 힘든 응원 열기. 결국 관중들 스스로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답이다.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키움 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역대 최소 관중인 6958명이 입장하는데 그쳤다. 비까지 내리는 악천후에 관중 숫자는 적었지만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이날 양팀은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연장 13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경기 시간도 5시간에 육박했다. 박빙의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진 탓일까. 관중석에서는 내내 환호성과 함성, 고함이 터졌다.

사실 코로나19 방역 규정상 현재 관중들의 육성 응원, 큰 소리로 외치는 고함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혹시 모를 바이러스 확산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이다. 그래서 응원단도 응원을 유도하지 않는다. 배경 음악과 경기 상황별 효과음을 틀어주고, 응원 단장이 상황별 멘트를 하는 정도다. 치어리더들의 공연 역시 이닝 종료 후 댄스 타임 수준이다. 예전처럼 선수별 응원가를 틀지 않고, 육성 응원 유도도 없다. 관중 참여 이벤트 역시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응원 단장이나 장내 아나운서는 종종 육성 응원 자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긴장감 넘치는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관중들의 목소리를 억제하기는 쉽지가 않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함성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면서 1승, 1승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자 관중들의 데시벨도 확실히 더 높아졌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초반에는 전체 수용 인원의 20% 수준으로 관중이 입장했기 때문에 '유관중 경기'라고 하더라도 매우 조용했지만, 지금은 관중 입장 비율이 50% 이내로 높아진데다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으로 인해 관중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물론 현재 입장하는 관중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자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국내, 해외 유입을 포함해 세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방역 당국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아직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과 관련한 추가 제재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더 심각해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경각심과 협조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경기 도중 KBO 관계자나 구단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감시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도 곳곳에 관리 직원들이 배치되고는 있으나 100% 억제는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와 함성까지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거나, 응원가를 부르고, 큰 소리로 고함을 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응원하는 재미'로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마음은 모두가 알고있으나 지금은 다 같이 협력해야 하는 시기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