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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부진 잊었다' 오재원부터 시작한 가을의 기적

기사입력 2020-11-06 09:01


2020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1사 1,3루 두산 오재원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05/

2020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무사 1,2루 LG 김민성의 투수 앞 땅볼을 병살로 연결해낸 두산 김재호와 오재원이 알칸타라를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05/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큰 경기에 강하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했지만, 가장 강렬한 임팩트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오재원이 이견 없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가을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4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회초 달아나는 점수를 만드는 적시 1타점 2루타에 이어, 6회초 쐐기 적시타까지 터뜨린 오재원은 2차전 첫 타석부터 다시 활약했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한 오재원은 2회초 0-0 균형을 깨는 적시타를 쳤다. 두산이 선두 타자 허경민의 볼넷 출루 이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그대로 선취점 찬스가 무산되는듯 싶었으나 오재원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두산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1차전 3타수 2안타에 이어 2차전에서도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오재원은 8타수 4안타 타율 5할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가 됐다.

두산이 가장 필요로 하는 역할이었다. 두산은 정규 시즌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밀리며 5위까지 추락했다. 자칫 잘못하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작용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이 5위로 시즌을 마치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다 막판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현 주장 오재일과 김재호, 오재원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들이 벤치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쥔 두산이 연승 행진을 탔고, 경쟁팀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3위에 성공했다.

두산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오재원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족저근막염으로 발 부위가 불편한 최주환을 대신해 오재원을 선발 2루수로 준플레이오프 2경기 내내 기용했다. "큰 경기에서 수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했지만, 사실 그에게 기대한 것은 베테랑으로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주는 것이었다. 오재원은 그 역할을 해냈다.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펄펄 날면서, 정규 시즌에서의 부진을 털고 원래 벤치가 기대하던 오재원의 모습을 되찾았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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