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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의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9회 말 돌입 직전 두산이 5-1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꺼낸 카드는 마무리 이영하였다. 선발로 뛰다 9월부터 마무리로 돌아선 이영하에게 한국시리즈를 1승1패 동률로 매조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 김 감독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고개 숙인 이영하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투입된 투수는 다름아닌 김민규였다. 1999년생 프로 3년차지만, 사실상 올 시즌 후반기부터 필승조 역할을 했다.
당당해보였지만, 떨릴 수밖에 없는 상황. 어릴 적부터 꿈꾸던 한국시리즈 첫 등판이었다. 김민규도 "처음에는 엄청 떨렸다"고 고백하기도. 하지만 첫 번째 공을 던지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 그러자 150km의 빠른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NC 타자들은 김민규의 빠른 공에 대처하기 힘들었다. 결국 박민우를 삼진, 후속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1점차 위기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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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는 "극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상상은 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한국시리즈 경기였다. 막상 올라왔을 때 긴장은 됐지만 초구를 던지는 순간부터 긴장이 풀리더라. 그때부터 집중해서 타자와 싸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의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처럼 장기전이라면 이영하를 믿고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단기전이다. 때문에 마무리 투수가 마지막 방점을 찍어주지 못하면 흐름을 빼앗길 공산이 높다. 선발이 6회까지 잘 던져준다고 가정했을 때 박치국 이승진의 필승조 구위가 좋기 때문에 마무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김민규를 중간계투로 돌릴 경우 2차전처럼 이영하가 흔들렸을 때 투입해 1점차를 막아줄 수 있는 '난세의 영웅'이 보이지 않게 된다.
김 감독은 뚝심으로 밀고 나갈까. 교체를 택할까.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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