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얼마전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는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특별했다. 2015시즌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는 자부심은 확실히 있었지만, 그보다도 '지금의 멤버'가 함께 하는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는 예감이 이번 가을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지금의 멤버'란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그중 3번의 우승을 함께 겪은 정예 요원들을 말 한다. 과거 우승 멤버이자 현재 두산의 주축으로 뛰고있는 선수들 가운데 오재일, 김재호, 정수빈, 허경민, 최주환, 유희관 등 상당수의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물론 이들이 모두 두산에 잔류할 수도 있고, 모두 팀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확률에 기대어 계산해보자면 이들 중 최소 몇명의 선수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어쩌면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자체로도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했고, 상대팀인 NC 다이노스는 객관적으로 강했다. '순리대로'라면, 애초부터 두산의 우승 확률은 NC의 우승 확률보다 낮았다.
그러나 두산이 그냥 물러날 수 없었던 이유는 지난 6년간 함께 우승의 기쁨, 준우승의 쓰라림을 나눴던 최고의 멤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면 준우승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두산은 그때 그 불스처럼 내년 시즌 자연스러운 리빌딩을 향해 가야할 수도 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마지막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멈췄다. 불스 우승의 중심에 조던이 있었지만, 두산은 없었다. 분위기를 휘어잡는 '히어로'가 등장하지 않았다. 조던과 팀 동료들처럼 승부욕을 발판 삼아 자극제가 되기 보다는, 우승에 대한 부담이 두산 선수단에는 더 크게 작용하는듯 했다.
함께 하는 2020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틱톡-청룡영화상 투표 바로가기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