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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승]이맛현! 양의지가 증명한 125억 가치…'우승청부사' 타이틀까지 얻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1-25 07:00


2020 KBO리그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양의지가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1.23/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NC다이노스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NC는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4대2 승리를 거두고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승2패로 뒤졌다가 내리 3연승을 달리는 엄청난 뒷심을 보여줬다. 그 중심에 한국시리즈 MVP 양의지가 있다.

NC는 2018년 FA 시장에 나온 양의지와 4년 125억원 계약을 했다. 계약금 60억원, 연봉 총액 65억원 무옵션 계약. 201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4년 총액 150억원)에 이은 역대 2위.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가 잔류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사활을 건 영입전을 전개한 NC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당시 양의지의 계약 규모를 두고 여러 말이 오갔다. 두산 왕조를 연 것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포수인 그의 가치에 걸맞은 계약을 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FA 시장의 거품을 키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뒤따랐다. 양의지는 NC 입단 후 이를 의식한 듯 "(구단에서 연봉을) 많이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실력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입단 2년 만에 양의지는 NC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계약 첫해 젊은 투수들을 영리한 리드로 이끌었고, 타격에선 타율(0.354), 출루율(0.438), 장타율(0.574) 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다. 2018년 꼴찌였던 NC는 양의지 입단 첫해인 2019년 주포 나성범의 시즌 아웃, 주전 줄부상 악재를 딛고 5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2년차인 올해는 125경기 타율 0.326, 31홈런 117타점으로 KBO리그 포수 최초 30홈런-100타점 달성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양의지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느슨한 상황에서 선수들을 질책하기도 했고, 투수가 쫓기는 상황에선 마운드에 올라 "1점 줘도 된다. 내가 홈런 쳐줄께"라고 배포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김영규의 실점 위기를 달랜 뒤 이어진 공격에서 직접 홈런을 치고 승리 주역이 되는 만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친정팀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전혀 흔들림 없이 공룡군단을 이끌었다.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선 1-0 리드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균형을 깨는 역할을 했다. 5차전 직후엔 "플렉센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였는데, 그 투수를 무너뜨리고 싶었다"며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하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기어이 우승을 차지한 NC에겐 '이맛현(이 맛에 현금 쓴다)'는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지난 2년이다.

양의지는 24일 우승 결정 직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 결과 총 80표 중 45%에 해당하는 36표를 획득하면서 KS MVP에 선정됐다. 팀 동료인 드류 루친스키(33표)를 3표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양의지는 두산 시절이던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KS MVP에 선정되는 감격을 누렸다.

KS MVP 2회 수상은 프로통산 5번째다. 그동안 김용수(LG·1990년, 1994년), 이종범(해태·1993년, 1997년), 정민태(현대·1998년, 2003년), 오승환(삼성·2005년, 2011년)이 각각 KS MVP 2회 수상 영광을 안은 바 있다. 하지만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한 선수가 다른 팀에서 각각 KS MVP에 선정된 것은 양의지가 최초다.


NC의 우승으로 양의지의 이름 뒤엔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이 하나 추가됐다. 두산 왕조의 문을 연 데 이어, NC에서 새 역사를 썼다. 앞으로 이어질 양의지와 NC의 동행에 관심이 쏠린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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