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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신세계 이마트가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에 최종 합의했다.
주식으로만 따진 순수 야구단 가치는 1000억 원.
역대 가장 비싸게 거래됐던 1995년 9월 태평양 돌핀스→현대 인수 과정에서 오간 450억 원의 약 2배, 많게 봐야 3배에 불과하다. 약 25년 전임을 감안하면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한 셈. 특히 최근 전 세계적 유동성 확대 속에 현금 가치가 떨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비약적 도약인 퀀텀 점프가 가능할 정도로 내재 가치는 시간 속에 축적되며 무르익어 왔다.
앞으로는 각 구단이 어떤 혁신을 통해 비약적 성장 고리를 당기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프로야구단 인수를 주도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시선도 바로 이 지점에 머물러 있다.
이미 프로야구는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 한 지 오래.
비록 지난 시즌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2016년부터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넘기는 등 국민 스포츠로 인기를 모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해를 예외로 배제하면 각 구단 수입도 꾸준히 늘었다.
저변이 약했던 과거에는 전적으로 모기업 지원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전까지 각 구단들은 자체 수입을 늘리며 모기업 의존도를 줄여왔다. 한창 때 빅 마켓 구단의 1년 운영비는 400억~500억 원을 육박했다. 구단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이 중 약 200억~300억 원 가까이 자체 충당을 해왔다.
일단 관중 수가 늘었다. LG나 두산 같은 서울 빅마켓 구단의 경우 입장 수입만 1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마케팅 수입까지 시장 규모에 따라 커진다.
KBO와 구단의 꾸준한 노력 속에 중계권료도 크게 늘었다. 각 구단 별 중계권 수입은 이제 1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큰 비중은 아니지만 상품 판매 등 부가 수입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수익 모델 다변화 뿐 아니라 유·무형의 상품과 결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조가 향후 생존의 관건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속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따라 자생력 있는 구단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여전히 과제는 수두룩 하다.
빅 마켓과 스몰 마켓 간 수입 격차 해소, 10개 구단과 KBO의 통합 마케팅, 중계 방식의 다변화 등 기존 수익 모델을 둘러싸고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새로운 혁신을 향한 확장 과정에서 구단과 구단 간, 특정 구단과 KBO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동반성장이 가장 바람직 하지만 모두를 다 품고 갈 수는 없다. 걸음이 느린 종자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자연의 이치이자, 시장의 이치다.
구단 별 혁신 여부에 따라 10년 후 그림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시장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구단도 있을 것이고, 시장의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해 매각되는 구단도 나올 것이다. '부자구단' SK 와이번스 매각은 프로야구 구성원의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의 변화 속도는 과거와 다르다.
지금까지의 프로야구단 가치평가 잣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 지 모른다.
수치 계산이 힘든 시너지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프로야구단이 새로운 가치를 선도해 나갈 새로운 시대의 동이 서서히 트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이마트 프로야구단이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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