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2007년 11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은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가세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FA였던 박찬호는 새 팀을 찾아야 할 절박한 상황이었으나, 대표팀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
산전수전 다겪은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선 코치의 한마디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대표팀 동료들 증언에 따르면 선 코치는 오키나와 캠프로 이동한 뒤에도 틈날 때마다 박찬호에게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
선 전 감독은 지난 10일부터 5일간 LG 트윈스 이천 캠프를 찾아 투수들을 가르쳤다. 그는 이민호 이정용 이찬혁 남 호 손주영 등 젊은 투수들을 만나고 난 뒤 "LG에 좋은 투수들이 정말 많다. 현장에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많이 배우고 참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역시 어떤 사람이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슈퍼스타를 강사나 인스트럭터로 초빙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뭔가 느끼고 배우려고 하는 것이 달라 보이더라"고 평가했다.
선 감독은 17일부터 부산 기장에 캠프를 차린 KT 위즈 투수들을 만난다. 선수 시절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이강철 KT 감독의 부탁이 있었다. KT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4.54로 4위에 오르며 마운드 안정을 이뤘다. 신인왕에 오른 소형준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선 전 감독은 이번에 KT 캠프를 방문하면 소형준은 물론 주 권 조현우 류희운과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고영표 심재민, 입단 1,2년차인 이강준 한차현 등 신인급 투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강철 감독은 "선 감독님이 오시면 두 턴 정도 맡아주신다. 내가 요청했다. 젊은 투수들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도 선수 때 밖에서 누가 오면 배우려고 하고 그랬다. 선 감독님이 오시니 더 그렇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 전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직후인 2019년 2월 두산 베어스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찾아 젊은 투수들을 가르쳤다. 당시엔 김태룡 두산 단장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 선 전 감독의 족집게 과외를 받은 이영하는 그해 정규시즌서 17승을 올린 뒤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됐다.
선 전 감독을 찾는 현장의 목소리는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선 전 감독은 뉴욕 양키스 연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상태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