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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구슬이 쌓였다. 잘 꿰는 일만 남았다.
사실 캠프가 한창인 이 맘 때 사령탑, 객관적이기 쉽지 않다. 각자 팀 형편에 맞게 장밋빛 기대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전력이 약해도 희망이 보이는 시기다.
삼성은 착시도 아니다. 진짜 전력이 탄탄해졌다. 유출 없이 플러스 요소만 있다. 오재일, 호세 피렐라의 가세. 단순 플러스2가 아니다. 파생 시너지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주전 경쟁 격화 속에 긴장된 분위기가 팽배하다.
가장 큰 관심사는 중심타선 구성이다. 과연 누가 4번을 칠까. 오재일과 김동엽 좌우 쌍포는 나란히 배치될까. 이 모든 경우의 수를 두고 '허파고' 허삼영 감독의 컴퓨터가 부지런히 돌고 있다.
4번을 누가 맡느냐는 큰 결정이다. 파생된 많은 종속 변수들이 달라질 수 있다. 타자들의 성향, 좌-우 구색 등을 두루 살펴서 내려질 결정이다.
허삼영 감독은 "중심타선에 앞서 우선 리드오프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상수가 리드오프 성적이 가장 좋습니다. 해민이는 9번일 때 성적이 가장 좋고요. 과연 두 선수에게 가장 편한 타순이 어떤 건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9번 박해민-1번 김상수' 조합의 경우 팀 내 최고 정확도를 자랑하는 구자욱이 2번에 배치된다. 허 감독은 "자욱이가 1-2루 간으로 빼는 땅볼 안타를 잘 때린다. 빠른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자욱 뒤로 김동엽-오재일-피렐라의 중심타선을 구성하면 '좌-우-좌' 지그재그 타선이 완성된다. 경기 중·후반 왼손 투수 투입 시기를 두고 상대팀을 고민에 빠뜨릴 수 있는 최적의 그림이다.
'1번 박해민-2번 김상수' 조합의 경우 구자욱이 3번을 치게 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거포들은 자연스레 한 계단씩 뒤로 밀려 배치된다.
가장 빠른 타자 박해민이 톱타자를 맡을 경우 누상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김상수와 좋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박해민이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라는 점이다. "올 시즌은 한번의 스윙으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확실한 내 공을 치려고 한다"고 하지만 박해민은 볼을 오래 보기보다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타자다. 리드오프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자칫 장점이 살짝 희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삼영 감독의 고민이 머무는 지점이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올 뉴 삼성 타선의 클린업 트리오. 곧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키는 박해민 김상수가 쥐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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