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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신세계 입단]왜 ML 제안 뿌리치고 신세계를 선택했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2-23 11:5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추신수(39)의 신세계 입단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거론됐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 인수를 발표한 뒤, 곳곳에서 추신수의 이름이 거론됐다. SK가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지명했던 기억이 소환됐다. 지난해를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 계약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추신수는 미국 무대 도전 지속을 원했지만, KBO리그 진출도 선택지에 넣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신세계행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추신수 측은 일단 한국행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미국 현지 에이전트를 스캇 보라스에서 제프 보리스로 교체한 추신수는 여러 팀과 접촉하면서 계약 가능성을 조율해왔다. 추신수 측도 '작년에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며 미국 잔류 쪽에 무게를 실어왔다.

신세계는 야구단 인수 뒤 구단 실무진이 중심이 돼 추신수와 접촉을 이어갔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23일 추신수 영입 발표 직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야구계, 팬들의 여론을 관측하면서 '추신수 영입'이 붐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프런트는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류선규 단장은 "그동안 앞선 사례와 비교한 적정금액을 산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가 나름대로 지표를 뽑아보는 쪽을 택했다. 최근 2년간 미국 시절 기록과 데이터를 보고 한국에서 어떻게 뛸 지 예측하는데 집중했다.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런 판단에도 결국 선택은 추신수의 몫으로 남게 됐다. 16년 간 빅리그에서 뛰었던 커리어, 고향 부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과거 등 KBO리그 복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최근 빅리그 몇 팀으로부터 신세계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받은 것도 한국행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든 야구 커리어에서 염원해 온 국내 복귀를 마냥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결국 추신수가 신세계를 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추신수 영입을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추신수와 신세계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 게 지난 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런 추측을 더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추신수가 머무르는 지역(텍사스)과 정 부회장의 출장지(미국 LA) 동선이 달랐다.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은 아니다"며 영입 관련 세부 작업은 구단 프런트 쪽에서 맡았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작년에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고맙게도 메이저리그 몇 개 팀에서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 그러나 늘 마음 속에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고, 이 와중에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고 가게 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영입을 위해 노력해 주신 신세계그룹과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야구 인생의 끝이 어디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들께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꼭 드리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다. 아직 구단명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세계라는 팀을 통해 곧 인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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