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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200이닝 겨냥" 데스파이네의 '5일 로테이션', 폐해 최소화 방법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3-11 12:00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지난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이강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피칭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KT 위즈 개막전 선발투수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유력하다.

그는 지난해 15승8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며 KBO리그 데뷔 시즌에 에이스의 위치에 올라섰다. 특히 34번의 선발등판, 207⅔이닝 투구는 전체 투수들 가운데 1위였다. 투구이닝은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조쉬 린드블럼(210이닝)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이닝 이터' 능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데스파이네는 올시즌에도 200이닝을 목표로 정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9일 "데스파이네가 올해는 200이닝을 던지고 20승을 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선발승은 동료들의 도움과 운이 따라야 하지만, 투구이닝은 전적으로 투수 개인의 능력에 달린 것이다.

데스파이네가 이닝 이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강한 어깨, 빠른 피로 회복 속도 덕분이다. KBO리그에서 일반적인 5일 휴식 후 등판보다 4일 휴식 후 등판을 선호한다. 지난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이 24번으로 34번의 선발 경기 가운데 70.6%나 됐다. 4일 휴식 후 등판, 즉 '5일 로테이션'을 따랐을 때 13승4패, 평균자책점 3.58로 성적이 훨씬 좋았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KT에 입단하자마자 '5일 로테이션'을 자청했다. 5일마다 등판하는 게 습관이고 편하다고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강철 감독은 "본인이 올해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게 편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선발투수 1명에게 이처럼 5일 로테이션을 적용하면 다른 선발투수들은 등판 간격이 불규칙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KT 로테이션은 '폐해'가 크지 않았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20일 간 로테이션을 비운데다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아야 했고, 신인 소형준도 관리 차원에서 등판 간격에 여유를 뒀기 때문이다.

올시즌에도 데스파이네를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로 한 만큼 다른 선발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KT는 더욱 정교하게 로테이션을 운영할 방침이다. 소형준은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고, 2년 만에 복귀한 5선발 고영표도 풀타임을 소화하려면 등판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데스파이네에게 자연스럽게 5일 로테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2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가장 최근 투수는 2016~2017년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다. 앞서 다니엘 리오스가 4년(2004~2007년) 연속 200이닝을 던진 적이 있고, 류현진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자마자 2006~2007년, 2년 연속 200닝을 투구한 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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