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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사 만루에도 3루수 바로 옆에 위치한 유격수. 2루 베이스 뒤에 바짝 붙은 2루수. 하위 타순 타자 타석에서도 중견수 앞에 위치한 내야수. 한화 이글스의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가 화제다.
사실 시프트는 확률에 기댄 변화다. 다른 팀들도 시즌 중 중요한 상황에서, 중요한 타자를 상대할 때 시프트를 활용하곤 한다. 지난해 우승팀인 NC 다이노스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환, 오재일 등 두산 중심 타자들을 상대로 한 세밀한 시프트가 적중하면서 승기를 잡기도 했다. 특정 선수가 그동안 어느 방향으로 가장 많은 타구를 날렸는지 숙지하고, 그 방향으로 더 많은 수비수를 배치하거나 수비수의 위치를 변경하는 게 시프트의 기본 방식이다. 기본적인 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깨는 파격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감독, 코치가 수비 시프트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석'을 추구한다. 시프트가 통할 경우에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기존 수비 체계까지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확률은 확률일 뿐, 막지 못할 확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프트가 일궈내는 한화 선수단의 분위기 변화다. 지난해 최하위에 처지며 함께 어두워졌던 한화 선수단 분위기는 새로운 코칭스태프, 새로운 변화 속에서 밝은 활기를 되찾았다. '우리도 해보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수베로 감독이 파격 시프트 뒤에 선수들에게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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