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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10일 라이온즈파크.
메이저리그 중계로만 보던 추신수와의 꿈 같은 대구 맞대결. 아쉽게 미뤄졌다. 추신수의 준비가 덜 된 탓이었다. 바로 실전 경기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선수 본인의 출전 의욕이 컸지만 자제시켰다. SSG 김원형 감독은 이제 막 야외 훈련을 시작한 추신수를 벤치에 앉혔다.
아쉽게 무산된 맞대결. "직구 승부" 공언도 자연스레 없던 일이 됐다.
원태인은 이날 선발 등판해 추신수와 정면 충돌했다.
물러서지 않았다. 공언대로 직구 승부를 펼쳤다. 2-0으로 앞선 1회말 톱타자 최지훈에게 3루타를 맞아 무사 3루. 위기에 추신수를 처음 맞닥뜨렸지만 원태인은 피해가지 않았다. 과감하게 패스트볼만 던졌다. 초구 147㎞ 몸쪽 볼, 2구 146㎞ 몸쪽 볼. 3구째 145㎞ 바깥쪽 패스트볼을 추신수가 당겨쳤다. 2루 앞 땅볼.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3-1로 앞선 3회말 2사 후 추신수의 두번째 타석. 원태인은 또 패스트볼 승부를 걸었다. 공 6개를 모두 패스트볼 만 던졌다. 원태인의 기합 소리가 텅 빈 야구장에 울려퍼졌다. 풀카운트 승부 끝 146㎞ 빠른 공을 추신수가 당겨 투수 옆 스치는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4-1로 앞선 5회말 1사 1,3루에 원태인은 또 한번 추신수를 만났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패스트볼만 던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초구부터 체인지업으로 하프 스윙을 이끌어내더니 결국 126㎞ 체인지업으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성 타구였지만 타자 주자 추신수의 발이 빨라 타점이 됐다. 3타수1안타 2타점.
공언한 대로 패스트볼 승부를 펼친 원태인이나 추신수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경기 후 원태인은 "영광이었다. 힘이 들어가면서 볼이 많아졌지만 주자 없을 때 직구로 승부하고 싶었다. 비록 안타를 맞았지만 맞더라도 이 때 아니면 언제 정면 승부를 해보나 싶은 생각이었다. 5회에는 위기라 깔끔하게 막고 넘어가고 싶어서 변화구를 섞었다"고 설명했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 강도와 빈도를 높인 원태인은 일찌감치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패스트볼 구위가 싱싱하다. 최근 등판에서 연일 150㎞에 육박하는 힘있는 공을 뿌리고 있다.
이날은 "우타자 몸쪽 승부와 슬라이더, 커브 제구를 잡는데 주력했다. 몸쪽 승부와 변화구 제구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자평했다.
진화하는 원태인. 약관의 청년 답게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를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본인도, 지켜보는 팬들도 흐뭇했던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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