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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화 이글스는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대패를 하고도 큰 화제를 일으켰다.
진풍경이었다. 한화가 마지막 1이닝을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 너무 쉽게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이 있지만 KBO리그에서도 드물지만 가끔씩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물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선택이 파격적인 것은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자주 야수의 투수 등판을 볼 수 있고,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매 경기 투수가 타석에 선다. 포지션 스위치가 이상한 장면은 아니다. 물론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야구의 불문율상, 이런 장면이 나올 경우 상대를 농락한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화처럼 크게 지고있는 상황에서는 투수 자원을 아끼고, 팬서비스 차원에서의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베로 감독의 기용이 파격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과거 NC 다이노스도 나성범을 투수로 짧게 낸 적이 있고, KT 위즈 강백호도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었다. 지난해에는 KIA 황윤호와 한화 노시환에 등판했었다. 하지만 나성범과 강백호의 경우 아마추어 시절부터 투수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이라 말 그대로 이벤트성 팬서비스 차원이 더 가까웠고, 이번 한화의 경우는 좀 더 달랐다.
하지만 한화의 선택 역시 충분히 이해를 받을 수 있다. 14점 지고 있는 상황이라 마지막 1이닝을 '가비지 타임'이라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다. 바로 다음날 낮 경기(오후 2시 시작)가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승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불펜을 한명이라도 더 아껴야 한다. 특히나 이날 선발 투수였던 장시환이 3이닝만에 물러났고, 뒤 이어 등판한 김종수-윤대경-윤호솔 3명의 불펜진이 모두 40구 이상을 던졌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시범경기부터 틀을 깨는 화끈한 수비 시프트로 깊은 인상을 남긴 수베로 감독은 이번에도 또 한번의 파격 진풍경을 만들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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