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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를 악물고 준비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 지난주 2경기 등판 내용은 더욱 충격이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의 부진 원인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NC전 이후 이영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1.40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그는 1승3패의 성적을 거뒀다. 14일 KT 위즈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하며 첫 승을 거뒀지만, 나머지 3경기에서는 모두 5실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낙폭이 심한 투구를 해오고 있다.
사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었다. 이영하는 지난해 시즌 초반에도 부진과 불운이 반복된 끝에 결국 후반기 포지션을 마무리로 이동하는 등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절치부심으로 2021시즌을 준비했으나 지금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 본인도, 코칭스태프도 답답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부진 원인은 무엇일까. 현재 직구와 변화구 두가지 모두 무기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직구 구속이 줄었다. 2019시즌 당시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4.5㎞, 올 시즌 평균 구속은 143.2㎞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뜯어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선발로 나와도 직구 평균 구속이 146~147㎞을 마크했던 이영하다. 2019시즌 한 경기 직구 최고 평균 구속은 시즌 막바지에 기록한 147.2㎞였다. 하지만 올해는 한 경기 최고 구속이 145㎞를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력 투구를 해도 과거 150㎞에 육박했던 묵직한 직구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해석된다.
변화구도 딜레마에 빠졌다. 이영하는 시즌 초반 바깥쪽 변화구 승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변화구가 다양하지 않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는 슬라이더와 커터가 예리하게 휘어지면서 타자를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구에 대한 상대 대처는 더욱 철저해졌고,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형성되지 않고 일찌감치 스트라이크와 볼이 구분되면서 변화구 재미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결국 직구 승부를 해야 하는데, 가장 좋을 때와 비교해 구속이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 타자들이 직구 실투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가도 안타를 맞는 상황이 롯데전, NC전에서 반복됐다.
포수와의 볼배합으로 재치를 발휘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영하는 김태형 감독이 꼽은 올 시즌 '키 플레이어'다. 선발진의 축을 담당해줘야 한다. 여전히 기회는 남아있지만, 의미없이 등판 횟수만 채우는 것은 가치가 없다. 뼈아프게 다가왔던 지난 시즌의 부진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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