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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구종은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투심을 던진다. 던지는 건 원래 자신있었다."
나균안은 다르다. 전술한 선수들처럼 150㎞ 이상의 강속구는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제구력과 완급조절,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두뇌파'다.
나균안은 지난 15일 KT 전에서 1군 선발투수 데뷔전을 가졌다. 지난해 2월 투수 전향 발표 이후 약 1년 2개월여만이다. 나균안은 그간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올시즌 1군에 승격된 뒤로는 불펜으로만 4경기 출전한 바 있다.
특히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적장인 이강철 KT 감독조차 "제구가 정말 좋더라. 직구 변화구가 다 존에 꽂히는 거 보고 놀랐다"며 감탄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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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은 매 경기 준비해야한다는 피로감이 컸다. 선발은 한 경기에 다 쏟아내면 쉴 수 있고, 경기 전에 포수와 볼배합에 대해 의논하고 시작할 수 있어 불펜보다 좋다."
이날 나균안의 투구수는 73구, 최고 구속은 143㎞였다. 직구 구속이 불펜 시절보다 4~5㎞ 줄어들었다. 나균안은 "원래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불펜으로 나왔을 때 구속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이어 '더 던지고 싶지 않았냐' 물으니 "감독님이 '좋은 느낌으로 끝내자'고 하셨다. 약간 힘이 떨어진 느낌도 있었다. 아마 감독님이 그걸 보신 것 같다. 2군 경기보다 3배는 더 힘들더라"고 답했다.
하지만 롯데는 강백호에게 역전포를 허용하며 4대5로 패했다. 나균안은 "역시 스타성 있는 선수"라며 솔직하게 감탄했다. 이어 "전준우, 김대우 선배가 '첫승 지켜주려고 열심히는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너무 미안하다'고 아침까지 미안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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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투수가 되고 보니 뜻밖에 구종까지 다양하다. 강력한 직구 하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다른 '포수 출신' 투수들과는 다르다. 나균안은 "전 구속 욕심은 없다. 투수라면 무엇보다 제구가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볼넷을 주지 않고 맞춰잡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원래 던지는 건 자신있었다. 2군에서 몸을 만들면서 다양한 구종을 익혔다. 변화구들은 지금 구위가 좋다기보단 자신감으로 던지는 느낌이다. 원래 주무기는 포크볼인데, 지난 경기 때는 슬라이더가 제일 좋았다."
심리전에서는 강점이 있다. 나균안은 "투수는 타자들의 반응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 지금 노릴 것 같다 싶은 게 포수 때보다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아마 포수 출신 투수의 장점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선발진이 흔들리는 롯데의 사정상 나균안은 당분간 선발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 나균안은 "다음 경기 때는 좀더 적극성을 높이고 싶다.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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