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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을 꼽으라면 단연 탬파베이 레이스다.
이 때문에 관중 동원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창단 첫 시즌인 1998년 250만명을 찍은 이후 한 번도 100만명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2015년부터는 매시즌 110만~120만명대로 관중 동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돈이 없으니 거액 계약은 꿈도 못 꾼다. 2012년 11월 에반 롱고리아와 6년 1억달러에 연장계약한 것이 구단 역대 최고 계약 기록이다. 그나마 롱고리아도 2017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탬파베이는 매년 13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지불해야 하는 롱고리아를 내주고 대신 4명의 값싼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데려왔다.
그렇지만 탬파베이는 성적 만큼은 톱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1일(이하 한국시각)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뉴욕 양키스를 3대1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35승20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다. 지난달 14~25일까지는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긴 11연승을 달렸다. 최근 17경기에서 16승1패의 고공행진. 특히 탬파베이는 올시즌 팀 연봉 3배, 구단가치 5배가 넘는 거함 양키스를 7승3패로 압도하고 있다.
오스틴 메도스, 마이크 주니노, 마뉴엘 마고, 랜디 아로자레나, 조이 웬들, 최지만 등 젊은 타자들은 패기가 넘치고, 타일러 글래스노, 라이언 야브로, 조시 플레밍 등 선발 영건들도 분명한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사실 탬파베이도 창단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6년까지 10년간 동부지구 꼴찌를 도맡아하던 탬파베이는 2007년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조 매든 감독이 탬파베이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것이다. 이후 탬파베이는 5번 더 가을야구 무대에 섰다. 지난 시즌에는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뒤 월드시리즈까지 올라 다저스에 져 준우승했다.
관중이 들어오지 않고 시장이 작아 돈은 못 벌어도 젊은 선수들의 투지와 사령탑의 지략으로 성적을 내는 대표적인 구단이 탬파베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땀흘리는 선수들은 흥이 날 리 없다. 프로는 팬들로부터 나오는 돈을 먹고 자란다. 올해 연봉 400만달러를 받는 에이스 글래스노도 2023년 말 FA가 되면 팀을 떠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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