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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고육지책이었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예고한 투수는 우완 윤대경(27)이었다. 윤대경은 강재민 정우람과 함께 한화 마운드의 필승조 역할을 해온 투수. 김민우, 라이언 카펜터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세 자리가 빈 한화에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해 비로소 1군 마운드에 올랐던 윤대경은 쭉 불펜 역할을 맡아왔다. 생애 첫 1군 무대에서의 선발은 긴박한 상황을 수 차례 겪어온 불펜 투수와는 또 다른 무게감을 갖고 있다. 선발 등판의 압박감을 이겨낼지도 관건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불펜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고, 좌우 타자 모두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찾다 보니 선택하게 됐다"고 윤대경 기용 배경을 밝혔다. 그는 "우리 팀의 1, 2군 선발 뎁스를 볼 때 불펜에서 선발 전환이 가능한 자원이 누가 있는 지 체크하고 알아가야 하는 타이밍이 왔다"며 "윤대경이 오늘, 추후 기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발 전환) 고려는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 탓이었을까. 윤대경은 1회초부터 무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1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공은 단 3개 뿐이었다.
그러나 윤대경은 위기를 스스로 돌파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프레스턴 터커, 이정훈을 차례로 삼진 처리한 윤대경은 황대인까지 유격수 직선타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2회 1사후에도 안타, 볼넷으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야수 수비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3회엔 공 5개로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임무를 완수했다.
윤대경은 팀이 4-0으로 앞선 4회초 김범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선발 부재에 신음하던 한화에겐 큰 힘이 된 역투였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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