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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팬들 응원 열기가 뜨거워지면 단장이 자제시켜야 한다. '육성 응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웃픈(웃기지만 슬픈) 상황인가."
조 단장은 "설레고 떨렸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야구계 데뷔만 따지면 이대호(2001년 데뷔)와 동기다.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를 거쳐 2006년부터 롯데 응원단장을 맡고 있다.
팀의 아이덴티티를 책임지는 남자이자 '응원하러 가는 야구장'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롯데의 응원가는 부르기 쉽다. 대부분의 가사가 '롯데, 선수 이름, 오오오, 렛츠고, 안타, 홈런' 선에서 끝난다. 응원에는 '마', '쌔리라' 같은 팬들에게 친숙한 사투리를 적극 접목했다. 사직구장의 열기는 오래 전부터 유명했지만, 이를 체계적인 응원문화로 재편한 사람이 바로 조 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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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응원을 기다린다. '어떻게 한국시리즈 한번을 못가냐'며 절친한 동료들의 놀림을 받기도 한다고.
"16년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언제나 팬의 마음이다.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다만 한국시리즈의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긴 하다. 아무래도 정규시즌이나 플레이오프와는 다르지 않을까. 우승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내게도 개인적인 꿈이자 목표다."
올시즌 전 이대호는 롯데 구단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선수생활 마무리를 앞둔 마지막 2년이다. '우승 옵션'을 통해 선수단 전체에 강한 동기부여도 더했다.
"이대호 선수는 롯데 뿐 아니라 KBO리그 대표 스타다. 너무 많은 걸 짊어진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천하의 이대호라도 부담을 느끼지 않겠나. 후배들이 얼른 성장해서 홀가분한 마지막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조 단장이 평생 만든 응원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뭘까. 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조심스럽게 '강민호 응원가'를 꼽았다.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겼지만, 아직도 강민호 세 글자를 말하는 조 단장의 목소리엔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이 또한 롯데 팬들의 마음과 같다.
"팬들이 정말 좋아하셨다. 팀을 대표하던 선수의 상징적인 노래라 다른 선수에게 줄 수도 없다. 어떻게 보면 사실 응원가라는 게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데, 팬들이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해주셔서 감사하다. 하나 더 기억에 남는 걸 꼽자면 조성환(현 한화 이글스 코치) 응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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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일리와 마차도는 작년에 와서 2년째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진정한 롯데 응원을 아직 보지 못했다. 3만 관중의 합창을 꼭 들려주고 싶다. 아마 더 신나게 야구할 수 있을 거다."
이제 부산은 최대수용인원의 50%, 서울은 30%의 관중을 받을 수 있다. 텅빈 객석을 바라봐야했던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냈다. 이젠 '언택트'에 익숙해진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모을 때다.
"강팀으로 거듭나는 우리 선수들의 성장을 '야구장에서' 함께 응원하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항상 '감사하다' 밖에 표현을 못해 죄송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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