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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에이스라는 말이 어울렸다. 초반 실점 후 곧바로 패턴을 바꾸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끝내 7이닝을 소화했다. 팀에서 바라는,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던지는 투수. KT 위즈 고영표가 그런 투수였다.
하지만 2회부터 달라진 고영표가 나왔다. 7회까지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하게 했다. 2회와 6회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도루 실패와 병살로 잡아냈다. 고영표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사이 KT 타선은 4회초 3-3 동점을 만들더니 5회초 황재균의 결승타로 4-3 역전을 했다.
경기후 고영표의 투구 분석표에 특이한 부분이 있었다. 87개 중 투심을 33개 던졌고, 체인지업 24개, 커브 18개를 뿌렸는데 슬라이더를 12개나 기록했다. 보통 슬라이더는 한경기에서 1∼2개 정도 던지는 그저 보여주기 위한 공이었지만 이날은 체인지업이 잘 통하지 않자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이날 고영표는 "숙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풀었다"라고 했다. 슬라이더로 인해 상대 좌타자 몸쪽을 공략할 수 있게 된 것. "좌타자 몸쪽에 부담이 있었다. 항상 몸쪽과 슬라이더를 한단계 더 오르기 위한 숙제라고 생각했었다"라는 고영표는 "오늘 경기로 인해서 로케이션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한다. 시도했던게 결과가 좋았다. 앞으로 더 시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올시즌 13경기서 12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전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는 이닝 이터 에이스가 되고 있는 것.
고영표는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니 타자들이 빨리 치려고 하더라. 범타가 나오면 경제적인 피칭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다"면서 "퀄리티스타트를 하면 승리를 안해도 기분이 좋다. 우리팀이 강팀이다 보니 퀄리티스타트를 하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으로도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번 등판전 팀내 코칭스태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생겼다. 그런 상황에서도 고영표가 초반 위기를 극복하고 좋은 피칭을 하며 KT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일 수 있었다. 고영표는 "사실 혼란스러웠다. 집중이 잘 안됐다"라며 "서울에 오고 야구장에 나오니 괜찮아졌다. 1회에 선취점을 뽑았는데 내가 안좋아서 점수를 준게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2회부터 멘탈을 잡고 던졌다"라고 했다.
꾸준히 잘던지니 도쿄올림픽 대표로서 기대감도 높아진다. 고영표는 "상대보다 나의 좋은 느낌부터 챙기려고 한다"라면서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내 느낌에 집중하고 그 공을 잘 던져야 올림픽에서도 잘 될 수 있다"라고 자신을 더 갈고 닦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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