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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에 있는 사령탑은 애가 탄다.
"사진을 찍어보냈는데 왼손 중지에 멍이 들었더라고요. 김용일 수석도 상황을 보고 받았는데 미세골절이 걱정돼 사진(X레이)을 찍어보라 했어요. 그런데 본인이 괜찮다며 병원에 가자고 해도 안가도 된다고 한다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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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이 상처투성이지만 그의 생각은 오직 4일 저녁 열리는 한일전 뿐이다.
이유가 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 때문이었다. 전임 선동열 대표팀 감독을 국회 청문회에 서게 한 대표팀 자격논란. 국회의원으로부터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모욕적 수모까지 당한 선 감독은 결국 자진사퇴 하고 말았다.
오지환 입장에서는 평생 잊을 수 없었던 치욕의 순간. 이번 올림픽은 벼르고 벼른 대표팀 재승선 무대였다.
오지환은 2일 공수 맹활약으로 이스라엘전을 승리로 이끈 뒤 망설임 끝에 마음 속 깊이 꾹꾹 담아뒀던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이 자리(대표팀)는 책임감이 있고 엄청 중요한 자리입니다. 예전(아시안게임)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그런 말(왜 대표팀에 선발했나)을 듣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티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고요. 대표팀 다운 선수가 되고, 승리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몸보다는 마음의 상처 치유가 더 우선이었다.
스승 류지현 감독의 도움 속에 한 뼘 더 성장해 완성형 유격수로 거듭난 오지환. 말보다 행동으로 기필코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열정이다.
그 마음, 류지현 감독도 잘 안다.
"지금은 대표팀 소속이니까요. 대표팀 일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서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더 이상 부상 없이 건강하게 귀국했으면 좋겠고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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