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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천하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무너졌다.
그만큼 이례적인 부진이었다. 1경기 7자책은 2019년 8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4⅔이닝 10안타 7실점) 이후 710일만, 류현진이 부상이 아닌 다른 이유로 4회 이전에 강판된 건 2018년 4월 3일 애리조나전(3⅔이닝 3실점) 이후 무려 1224일 만이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로케이션만 따지자면 너무 단순해보이지만, 결국 제구가 좋지 않았던 게 문제다. 헛스윙을 이끌어낼만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체인지업은 존 아래로 너무 떨어졌고, 직구는 너무 높았다. 직구 구속이 리그 전체 4분위인 투수가 존 구석구석을 찌르지 못하면 오늘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1마일, 평균 구속은 89마일로 평소와 비슷했다. 하지만 보스턴 타자들은 장타 욕심을 부리기보다 철저하게 류현진의 실투를 노려쳤다. 류현진처럼 범타 유도형 투수에겐 가장 효과적인 공략법이다. 류현진의 컨디션 부진과 맞물려 더욱 인상적이었다. '류현진다운' 피칭은 단 1번, 3회 바비 달벡을 상대로 이날의 유일한 삼진을 뺏을 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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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토론토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 좋은 흐름을 탔다. 5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2점 홈런으로 따라붙고, 8회 스프링어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게레로 주니어와 스프링어를 비롯한 토론토 야수진도 2회초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실수 한 차례를 제외하면 여러차례 류현진을 비롯한 투수진을 도왔다. 특히 스프링어의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타구 판단이 돋보였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버팔로)세일런필드에서 보스턴과 경기를 치를 땐 관중석이 보스턴 팬들로 가득했다. 토론토는 우리 땅이다. 우린 엄청난 에너지를, 타 팀은 부담을 받는다. 뭔가를 하나 할 때마다 우리 쪽 함성이 늘어난다"며 즐거워했다, 류현진도 "팬들이 많이 오시니까 선수들이 힘을 내는 거 같다. 오늘은 팬들의 함성 소리가 엄청났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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