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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1년 지독하게 승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임기영이 'KIA 에이스'로 우뚝 섰다는 건 수치로 증명된다. 팀 내 최다이닝(84⅓)을 소화하고 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위(1.22)에 올라있다. 특히 리그 토종 선발투수 중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3.35), 백정현(삼성·3.04), 최원준(두산 베어스·2.97)에 이어 4위(1.89)에 랭크돼 있다.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심리적인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임기영이 'KIA 에이스'로 등극한 과정을 보면 더 뚜렷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심리상태는 '독'으로 작용했다. 결국 개막 일주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현실을 직시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서재응 2군 투수 코치의 한 마디가 뼈를 때렸다. "잘하려는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너는 그런 투수가 아니다. 그냥 5이닝만 던져도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던져라."
그랬다. 임기영은 심리적 부담을 내려놓지 못한 채 잘하려는 마음만 앞섰던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타자와 상대할 때 안타를 맞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던 것이었다.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던 임기영은 "생각만 달라졌다. 이전에는 워낙 안맞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양)현종이 형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2군에 한 번 갔다오고 서재응 코치님의 조언으로 생각이 많이 단순해졌다"고 말했다.
야구를 단순하게 접근하자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목표는 상황에 맞게 재설정돼는 것이 맞다. 임기영은 '승리'보다 '규정이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 54⅔이닝 남았다. 부상이 없고, 계속 이런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규정이닝 도달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임기영은 "승리는 크게 욕심이 없다. 올해는 규정이닝에만 들자는 생각이다. 승리를 하고 싶어도 안되는 부분에는 욕심을 버렸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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