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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호투+영업비밀 전수' 루키의 억세게 운수 좋은 날[SC핫플레이어]

최종수정 2021-08-17 06:17

1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1사에서 삼성 선발 이재희가 교체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좋을 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가장 좋을 때 퓨처스리그로 내러갔다.

삼성 마운드의 미래, 우완 루키 이재희(19) 이야기다.

이재희는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잊을 수 없는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불펜이 아닌 선발로 치른 프로 데뷔 첫 경기. 인상적이었다.

투구리듬과 밸런스, 높은 타점까지 데뷔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거물급 우완 정통파 탄생을 기대케 하는 씩씩한 모습이었다.

3⅓이닝 홈런 포함, 4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였다. 투구수는 58구 중 스트라이크는 37구.

이재희는 2-2로 팽팽하던 4회말 선두 타자 오윤석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좋은 기억으로 다음 등판을 기약했다. 다음날인 16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한 뒤 임시 선발 기회에 1순위로 콜업될 전망.


1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이재희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1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이재희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결과도 좋았지만 내용이 알찼다. 떨지 않고, 차분하게, 과감한 승부를 펼쳤다. 빠르게 떨어지는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가 모두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형성됐다.


특히 좌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가라앉는 커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날 중계를 한 김선우 해설위원은 "좌타자 몸쪽 커터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는 공"이라며 특히 주목했다. 함께 해설을 한 이상훈 해설위원도 이재희의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과 침착성에 대해 입이 마르게 칭찬을 했다.

4회 마운드를 내려온 뒤 이재희는 동료들의 환호 직후 벤치에서 외국인 투수 듀오에 둘러쌓였다. 좌 뷰캐넌, 우 몽고메리, 두 선수 모두 커터의 달인이다.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 뷰캐넌의 일장연설이 시작됐다. 커터 강의였다. 자신의 그립을 시연해 가면서 통역을 통해 열심히 설명했다.

"어떤 구종들을 던지는지 물어봤어요.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커터를 던질 수 있다면, 몸쪽으로도 커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포크볼 처럼 날카롭게 가라앉는 커터를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도 떨어뜨릴 수 있다면?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낙차 큰 커브를 갖춘 루키 투수에게는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

잊을 수 없는 데뷔전에, 돈 주고 살 수 없는 백만 불 짜리 커터 강의까지 받은 운수 좋은 날.

루키는 기분 좋게 짐을 싸 경산으로 향했다. 짜릿했던 첫 기억을 되새기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해야 할 때다. 보완점도 노력으로 메울 전망. 숙제에는 뷰캐넌 표 몸쪽 커터 연마가 포함될지 모른다.

씩씩했던 오늘보다, 벅차오르는 내일의 희망.

이재희는 "첫 등판인데 볼보다는 적극적으로 승부를 한 부분은 만족한다. 홈런을 맞은 부분은 아쉽다. 다음 등판 땐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기분 좋게 짐을 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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