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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좋을 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가장 좋을 때 퓨처스리그로 내러갔다.
불펜이 아닌 선발로 치른 프로 데뷔 첫 경기. 인상적이었다.
투구리듬과 밸런스, 높은 타점까지 데뷔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거물급 우완 정통파 탄생을 기대케 하는 씩씩한 모습이었다.
이재희는 2-2로 팽팽하던 4회말 선두 타자 오윤석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좋은 기억으로 다음 등판을 기약했다. 다음날인 16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한 뒤 임시 선발 기회에 1순위로 콜업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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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좌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가라앉는 커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날 중계를 한 김선우 해설위원은 "좌타자 몸쪽 커터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는 공"이라며 특히 주목했다. 함께 해설을 한 이상훈 해설위원도 이재희의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과 침착성에 대해 입이 마르게 칭찬을 했다.
4회 마운드를 내려온 뒤 이재희는 동료들의 환호 직후 벤치에서 외국인 투수 듀오에 둘러쌓였다. 좌 뷰캐넌, 우 몽고메리, 두 선수 모두 커터의 달인이다.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 뷰캐넌의 일장연설이 시작됐다. 커터 강의였다. 자신의 그립을 시연해 가면서 통역을 통해 열심히 설명했다.
"어떤 구종들을 던지는지 물어봤어요.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커터를 던질 수 있다면, 몸쪽으로도 커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포크볼 처럼 날카롭게 가라앉는 커터를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도 떨어뜨릴 수 있다면?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낙차 큰 커브를 갖춘 루키 투수에게는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
잊을 수 없는 데뷔전에, 돈 주고 살 수 없는 백만 불 짜리 커터 강의까지 받은 운수 좋은 날.
루키는 기분 좋게 짐을 싸 경산으로 향했다. 짜릿했던 첫 기억을 되새기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해야 할 때다. 보완점도 노력으로 메울 전망. 숙제에는 뷰캐넌 표 몸쪽 커터 연마가 포함될지 모른다.
씩씩했던 오늘보다, 벅차오르는 내일의 희망.
이재희는 "첫 등판인데 볼보다는 적극적으로 승부를 한 부분은 만족한다. 홈런을 맞은 부분은 아쉽다. 다음 등판 땐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기분 좋게 짐을 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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