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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는 김기중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는 해라고 생각한다."
19세 신인에겐 만만치 않은 짐이 무거웠던 걸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김기중이 5이닝을 채운 건 6월 17일 롯데 전 1번 뿐이다. 그나마도 5이닝 5실점의 잘던졌다고 보긴 힘든 투구.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을 잠시 불펜으로 내렸다가 다시 선발로 올렸다. 하지만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도 또다시 3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3대11 완패를 자초했다.
선발로 나선 6경기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6.85. 2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경기 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올해는 김기중이 퓨처스리그와는 레벨이 다른 타자들을 상대하며 발전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상황에 실투가 들어가도 파울로 끝날 상황이 안타가 되고 홈런이 될 때, 투수로서 느끼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들과 다른 속도의 성장을 기대한다."
그러면서도 "직구 커맨드가 잘되는 날은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는 구위다. (문제는)결과가 안날 때 너무 타자에게 끌려다니다보니 결과가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달랐다. 평소 140㎞ 안팎을 맴돌던 구속이 143~4㎞까지 빨라졌다. 간혹 제구가 흔들릴지언정 키움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지 않았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1회 2사 1루에서 박동원의 타구는 완벽한 좌익수 앞 클린 히트였지만, 수베로 감독의 깊은 시프트에 정통으로 걸렸다. 뒤이은 하주석의 1루 송구가 다소 늦어지는 사이 예진원이 3루로 내달렸다. 이때 1루수 페레즈가 한발 앞으로 나가 공을 잡은 뒤 바로 3루에 송구, 주자를 잡아내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회에는 박병호를 몸에맞는볼로 출루시켰지만, 이지영을 4-6-3 병살 처리했다. 3회에도 안타 하나 뿐 잘 끊어냈고, 4회는 3자 범퇴로 마쳤다.
5회가 최대 고비였다. 선두타자 박병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날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다음타자 김재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직구 구속도 140㎞ 남짓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변상권을 삼진, 김휘집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김혜성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예진원을 삼진 처리하며 기어코 스스로 결자해지했다. 생애 첫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순간. 19세 어린 신인이 처음으로 감독의 기대에 보답한 순간이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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