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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원조 '노 피어' 롯데 상대로 '노 피어' 질주 보여준 LG의 공격적 주루. 1위 도전할만 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8-31 19:50 | 최종수정 2021-09-01 06:45


LG 이형종.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노 피어(No Fear·두려움 없이).'

KBO리그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008년 부임하며 당시 하위권을 멤돌던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말이다. 아웃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공격적인 자세로 플레이하도록 했다. 당시 롯데 야구는 '노 피어'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말했다.

그런 '노 피어' 자세를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가 아닌 LG 트윈스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었다. 상대가 보인 잠깐의 방심을 놓치지 않았다.

LG의 1회초 공격. 2번 오지환부터 5번 4연속 안타로 이미 3점을 뽑으며 호쾌한 출발을 한 LG는 이어진 1사 1루서 6번 이재원이 단타를 빠른 타이밍 캐치로 2루타로 만들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를 때린 타구는 중견수 왼쪽으로 날아간 안타. 미리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이형종은 3루까지 달렸다. 그런데 1루를 밟은 이재원이 중견수쪽을 보더니 곧바로 2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롯데 중견수 추재현의 느슨한 플레이를 놓치지 않았다. 추재현은 이재원이 2루로 뛴다는 생각을 하지않고 안전하게 공을 잡았고, 이재원이 뛰는 것을 본 뒤에 빠르게 공을 뿌렸으나 이재원보다 늦게 도착했다. 1,3루가 돼야할 상황이 2,3루가 됐다.

7번 저스틴 보어의 플라이 땐 이형종의 과감한 대시가 박수를 받았다. 보어가 초구를 친 타구는 우측으로 높게 떴다. 타구는 멀리 가지 못했고 롯데 우익수 손아섭이 달려 나와 잡았다. 얕은 플라이로 이형종이 태그업을 하기엔 타구가 짧았다. 게다가 공을 잡은 손아섭은 강한 어깨의 소유자. 1회초라는 초반임을 감안하며 굳이 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형종은 손아섭이 잡자마자 홈으로 뛰었다. 홈에서 접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손아섭의 송구가 옆으로 비켜가며 여유있게 세이프. 4-0이 됐다. 보어의 평범한 플라이가 희생플라이가 되며 보어는 타점을 올리면서 범타에 대한 부담감도 덜 수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짧은 외야 플라이에도 홈으로 뛰는 것을 요구했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과감한 플레이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고, 점수와도 연결이 됐다.

LG의 과감한 주루플레이와 반대로 롯데의 수비는 엉성했다. 1회초 3번 서건창의 1루수앞 땅볼 때 투수 최영환이 천천히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내야 안타를 만들어줬고, 2회초엔 무사 1,2루서 오지환의 3루쪽 희생번트를 롯데 3루수 김민수가 늦게 달려오는 바람에 무사 만루가 됐다. 아웃시켜야할 타자를 살려보내면서 LG 분위기가 높아졌고, 롯데의 분위기는 다운될 수밖에 없었다.

2회가 끝나고 스코어는 8-0. LG가 잘 때리기도 했지만 집중력의 차이가 그만큼의 점수차로 연결됐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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