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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홈런에 가려진 9승 투수 오타니의 진면목. 117구째가 160km. 8년만의 8연승. 승률 90%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9-05 10:19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4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전서 선발 등판했다. AFP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베이브 루스 이후 103년만에 10승과 10홈런 동시 달성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4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서 7이닝 2실점의 쾌투를 선보이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며 시즌 9승을 챙겼다. 남은 등판에서 1승만 더 하면 더이상 나올 것 같지 않던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투수와 타자를 같이한다고 해도 둘 다 모두 잘하긴 쉽지 않다. 루스도 10승-10홈런을 기록한 1918년 13승을 하면서 11홈런을 치는 데 그쳤다. 이후 루스는 타자로만 전념해 많은 홈런을 때리는 거포가 됐다. 오타니도 지금 성적만 보면 투수보다 타자 성적이 더 좋다.

올시즌 타자로 타율 2할5푼8리에 42홈런, 90타점, OPS 0.970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에 타점 공동 7위의 성적. 투수로는 20경기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 중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10위권 밖이다.

42홈런에 가려져 있지만 오타니의 투수 성적도 놀라운 수준이다. 이번 승리로 오타니는 지난 6월 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서 2승째를 챙긴 이후 8연승을 달렸다. 에인절스 투수가 단일 시즌에 8연승을 한 것은 2013년 C.J 윌슨이 9연승을 한 이후 처음이다.

오타니의 투수로서의 장점은 100마일이 넘는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다는 점이다. 4일 텍사스전서 2회초 제이슨 마틴에게 직구를 던졌다가 우월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던 오타니는 4회초 1사 2,3루의 위기에서 다시 마틴을 만났는데 결정구가 또 직구였다. 홈런 맞은 직구를 다시 던지면서 정면 승부를 한 것. 무려 100.4마일(약 161.5㎞)의 빠른 직구가 바깥쪽 높게 왔고 마틴이 휘둘러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오타니는 이날 117개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7회말 마지막 타자인 아이자 킨터-팔레파와의 승부에서 던진 마지막 117번째 공이 99.4마일(약 160㎞)의 직구였다. 막바지로 향하는 시즌, 선발로 나가지 않을 땐 타자로 매일 출전하는 그가 100개를 넘게 던졌음에도 마지막까지 160㎞의 빠른 공을 뿌릴 만큼 스태미너 역시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9승1패의 성적, 승률 90%도 대단한 성적이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2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중 승률 90%를 넘긴 이는 단 4명 뿐이었기 때문이다. 193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조니 앨런이 15승1패(승률 0.938)를 기록한 게 처음이고, 이후 1984년 릭 서트클리프가 클리블랜드에서 4승5패를 기록한 뒤 시카고 컵스로 이적해 16승 1패(0.941)를 기록한 적이 있다. 또 1995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렉 매덕스가 19승2패(0.905), 시애틀 매리너스의 랜디 존슨이 18승2패(0.900)을 기록해 승률 9할이 넘는 투수가 2명이나 탄생했다.

만약 오타니가 시즌 끝까지 패전을 기록하지 않고 승리를 쌓는다면 역대 5번째로 승률 90%를 넘는 투수가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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