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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와 타자의 수싸움을 비디오 게임으로 한다?
이 게임의 특징은 선수들의 능력치를 입력할 수 있는 것. 실제 한화 투수와 타자들의 능력치를 게임에 입력한 뒤 컴퓨터와 대결을 하는 것이다.
타자의 경우 컴퓨터 투수가 타자의 능력치에 따라 볼배합을 한다. 예를 들어 몸쪽 공과 직구에 강점이 있는 타자에게 바깥쪽 위주로 던진다. 선수는 게임이지만 컴퓨터 투수의 볼배합을 읽고 대처를 해야한다. 투수의 경우도 컴퓨터 타자의 능력치를 보고 이에 따라 볼배합을 가져간다. 이렇게 게임을 통해 경험치를 쌓으면서 이를 실제 경기에 적용시키는 것. 수베로 감독은 "본인의 장점을 살리는 타격을 해야 하지만 상대가 반대로 던진다면 그 쪽을 노릴 필요도 있다"라고 했다.
비디오 게임 훈련을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수베로 감독은 "일주일이나 한달 안에 결과가 나온다기 보다는 길게 가져가려고 한다. 선수들이 깨닫는 것을 목적으로 훈련의 방향을 잡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1,2명이라도 이 훈련법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계속 해나가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게임을 통해 좋아진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김종수는 혜택을 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화측에 따르면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는 이 훈련법에 투수들이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사도 코치는 "예를 들어 투수에게 2S에서 무엇을 던지겠나라고 물었을 때 선수가 이유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던질 공을 말한다"라고 했다. 이어 "게임이라 지루하지도 않고 게임 속 선수가 자신이라 감정이입이 돼 진지하게 한다"라면서 "8월말에 가볍게 시작했는데 9월부터 본격적인 하나의 훈련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고 있다"라고 했다.
분명 수베로 감독의 이 훈련법은 독특하다. 기술적인 훈련이 아니라 볼배합과 수싸움에 대한 것이라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선수들에게 생각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본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훈련이 미국에서 해본 것이 아닌 처음 시도했다. 시키는 감독도 정확하게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훈련을 1군 선수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수베로 감독의 시도가 자칫 한국 야구를 실험 대상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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