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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근신중" 몽고메리의 급발진, '12초 룰 경고'가 아니었다[SC포커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1-09-12 08:11


2021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kt위즈의 경기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몽고메리가 4회초 이닝을 마치고 '12초룰' 을 지적한 김성철 주심에게 달려들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9.10/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년 전인 2019년, 캔자스시티 투수였던 몽고메리는 경기 중 퇴장을 당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캔자스시티 지역지 '캔자스시티 스타'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미네소타전에서 홈런을 맞은 몽고메리는 결정타를 허용한 이유가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 때문이라고 믿었다'며 '주심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퇴장당했다. 주심 쪽을 향해 공을 툭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시즌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에서 또 한번 퇴장을 당했다'며 '이번에는 조용히 내려가지 않았다'며 격분해 주심에게 달려들고, 로진백을 던지고, 유니폼을 벗어 던진 행동을 보도했다.

10일 대구 KT전에서 퇴장 후 난동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했던 삼성 새 외인 마이크 몽고메리(32).

팀 안팎에서 여전히 의아함이 가시지 않고 있다.

누가봐도 그처럼 갑작스러운 욕설과 과격한 행동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발단은 0-1로 뒤진 4회초 2사 후 장성우 타석 때 주심이 3구째를 지켜본 뒤 12초 투구 규정 위반으로 1차 경고를 했다. 몽고메리는 손을 올리며 '알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이후 공 2개를 더 던져 투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아무 문제 없어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닝 교체 시점이었다. 몽고메리는 김성철 주심과 언쟁을 벌인 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김성철 주심은 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F로 시작되는 명백한 욕설을 했다"는 것이 심판의 공식적인 퇴장 이유였다. 이에 격분한 몽고메리가 뛰쳐나와 주심에게 달려들었다. 동료들이 온 몸으로 막아서자 로진백을 던져 주심 등 뒤에 맞혔다. 또 한번 욕설을 했고, 유니폼을 벗어 던져버렸다.


2021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kt위즈의 경기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몽고메리가 4회초 이닝을 마치고 '12초룰' 을 지적한 김성철 주심에게 달려들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9.10/

경기 스피드업을 위한 '12초 룰'은 KBO 공식 규정이다. 새 외인 투수지만 이를 모를 리가 없다.

12초에 대한 주관적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불이익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 1차 경고에 불과했다. 또 한번 걸렸을 때 2차부터 벌금 20만 원과 함께 볼 판정을 내린다.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기에 욕설까지 간 몽고메리의 격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12초 시간 측정은 주심이 아닌 2루심이 한다.

정확한 이유에 대해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 허삼영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몽고메리는 자신의 행동에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며 대구에 남아 자숙중"이라고 근황을 밝혔다.

정황 상 이유는 둘 중 하나.

주심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해를 했거나, 그 전에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 누적이 12초 룰 지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다.

후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조심스레 그 부분을 간접 언급했다.

허 감독은 돌발 행동의 이유에 대해 "12초 룰에 흥분할 건 아닌데 다른 어떤 불편한 사실이 있었던 것 같다"며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많이 참고 있었고, 집중하고 있었는데 12초 룰 경고를 받게 되니까 아쉬운 장면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 전인 캔자스시티 투수일 당시 볼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당한 전력이 있음을 감안하면 합리적 추론이 될 수 있다.

실제 몽고메리는 이날 초반 부터 제구 문제로 살짝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시작하기 무섭게 1,2번 조용호와 황재균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1회 투구수만 24구에 달했다.

이후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지만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3회 선두 조용호를 안타로 내보낸 뒤 황재균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또 다시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타자 3명을 잡고 실점 없이 마쳤지만 22구를 던져야 했다.

존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4회 지적당한 12초 룰 경고가 분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허삼영 감독은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고, 잘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데 대한 압박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누적 스트레스를 언급했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로 "1,2회 볼넷 등으로 많은 투구를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누르고 끝까지 침착성 유지하려고 했는데 12초 룰에 감정이 폭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추정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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