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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리뷰]유희관 100승 챙겨주려다 진땀승. 두산, LG와의 DH 1차전 승리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9-12 17:45 | 최종수정 2021-09-12 17:52


5회초 두산 유희관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팀 레전드의 이정표도 의미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가을야구 다툼 중인 팀의 승리다. 12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가 놓칠뻔한 진리다. 자신감이라기엔 너무 아슬아슬했던 줄타기였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8대5, 3점차 진땀승을 거뒀다.

이렇게 힘겹게 승리할 흐름이 아니었다. 4회까지만 해도 7-1로 압도하던 경기였다. 팀 레전드의 의미있는 기록을 챙겨주려던 과욕이 문제였다.

35세 유희관은 올시즌 통산 100승에 도전중이다. 2009년 데뷔 이래 8년 연속 10승, 통산 99승의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지만, 아무리 '느림의 미학'이라 한들 구위 자체가 워낙 떨어졌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버티는 상황. 만약 유희관이 100승을 달성할 경우 두산으로선 장호연-장원준에 이은 구단 역사상 3번째다.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만루 두산 허경민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전날까지 10경기에 선발등판한 유희관의 성적표는 2승5패, 평균자책점 7.25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발진이 무너진 데다, 팀 레전드인 만큼 김태형 감독은 간간히 유희관에게 선발 기회를 주고 있다. 유희관은 앞서 시즌 2승을 거둔 5월 9일 KIA 타이거즈 전 이래 126일 동안 4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했다. 1이닝 만에 8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한 경기도 있지만,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불펜이 승을 날린 경기도 있다.

이날 두산 타선은 유희관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페르난데스가 1~2회 연타석 병살타를 쳤지만, LG의 2년차 영건 손주영을 상대로 뜨겁게 달궈진 타격감을 뽐냈다.

1회 2사 후 박건우와 김재환의 연속 2루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 2회에는 강승호 김인태의 연속 안타, 박세혁의 볼넷에 이은 허경민의 적시타로 다시 2점을 추가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강승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볼넷 2개와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탄 내야안타, 희생플라이, 김재환의 1타점 2루타 등을 묶어 대거 4득점, 7-1까지 달아났다.


6회초 두산 이영하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그 사이 유희관도 3회 무사만루 위기에서 서건창의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1실점 선방, 오늘이야말로 통산 100승을 거머쥐는듯 했다.


김칫국이었다. 유희관은 매회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5회초에는 홍창기 서건창의 연속 안타에 이어 채은성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태형 감독은 요지부동으로 버텼지만, 이재원 김민성 보어의 안타로 2점차, 2사 2,3루가 되자 더이상 참지 못했다. 바뀐 투수 김명신이 홍창기를 잡아내며 가까스로 타자일순한 LG의 득점 행진을 끊어냈다. 유희관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떠나야했다.


8회말 무사 1,3루 두산 페르난데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LG는 4이닝 10안타 4볼넷 7실점한 뒤 물러난 선발 손주영의 뒤를 이어 신예 오석주와 최성훈을 마운드에 올려 두산의 맹공을 1점으로 버텨냈다. 특히 최성훈은 8회 포구 실책에 이은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지만, 이후 박건우 김재환 양석환을 3연속 삼진 처리하는 위엄도 뽐냈다.

하지만 두산은 김명신에 이어 김태형 감독이 올시즌 불펜의 키포인트로 꼽은 이영하, 필승조 홍건희, 마무리 김강률까지 줄줄이 올리며 LG의 추격을 허용치 않았다. 9회초 등판한 김강률은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보어 문보경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3시간 50여분의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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