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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딱'하는 순간 1루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온몸을 던졌다. 8회 2점차에 1사 2,3루. 내야를 꿰뚫을 듯했던 타구는 글러브 끝에 걸리며 떨어졌다. 재빨리 공을 주워들었지만, 1루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산은 필승조 이영하가 앞선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기에 나설 수 없다. 대신 페르난데스 김재환 박건우 박세혁 등 당시 빠져있던 주력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반면 롯데는 이대호를 비롯해 추재현 신용수 등이 이미 교체돼 출전할 수 없었지만,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최강 불펜이 풀가동됐다.
시작은 롯데가 좋았다. 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안치홍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순식간에 2득점, 5-2로 앞서갔다.
문제의 8회말. 롯데는 후반기 상승세의 주역 최준용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선두타자 박세혁이 2루타로 출루했고, 정수빈의 볼넷과 박계범의 희생번트가 이어져 1사 2,3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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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졌으면 2타점 적시타였다. 문제는 최준용이 이 모습을 마운드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내야 수비와 주자, 타자가 모두 뛰고 있는 가운데 최준용만 잠시 시간이 정지한 듯 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최준용이 1루로 달렸지만 이미 늦었다. 1루쪽 내야안타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투수의 베이스 커버 실책이었다.
그래도 행운의 여신은 롯데 쪽에 웃어줬다. 이번엔 한동희의 동물적인 감각이 최준용을 살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다음타자 페르난데스는 3루쪽으로 매서운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한동희가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 캐치, 직선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은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올리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졌지만, 롯데는 선두타자 전준우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데 이어 정훈과 안치홍의 빗맞은 타구가 모두 3루쪽 2루타로 연결되며 승기를 굳혔다.
9회말 등판한 김원중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재호에게 안타, 2사 후 정수빈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줬다. 이어 박계범이 2루수 키 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점수는 7-6.
다음 타자 조수행의 기습 번트 때 이번엔 김원중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1,3루. 그리고 조수행의 도루로 2사 2,3루. 하지만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 양석환을 삼진처리하며 어렵게 승부를 끝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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