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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승 소망을 이룬 KT '맏형' 유한준(40)이 전격 은퇴한다.
그 중 유일한 투수인 오승환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미 올시즌 부터 리그 최고참 투수가 된 오승환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44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온 몸으로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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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누구 못지 않게 자기관리가 투철한 선수. 국내 복귀 이후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나이 먹었다고 생각하면 약해진다. 늘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게 먼저였다"는 불혹의 자신감. 나이 이야기를 하면 "나이를 보는 것 보다 성적과 기량을 먼저봐야 한다"고 역설했던 끝판왕.
하지만 세월의 더께는 속도 차가 있을 뿐 모두의 어깨에 내려앉는 눈발과 같았다. 돌직구 하나로만 경기를 끝내던 시절의 '청년 오승환'은 더 이상 아니었다.
몸의 변화, 공의 변화를 스스로 인정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스스로 변화의 길을 택했다. 변화구 비중을 늘렸고, 제구를 더 가다듬었다.
노력의 결과는 놀라웠다. 제2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변화가 두려워 발걸음을 멈췄던 수많은 선배들과는 다른 길. 구원왕 복귀가 가능했던 이유다.
오승환은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과 끊임 없이 소통하는 한 한계는 없다. 오승환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또 한번의 변신도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오승환은 투수 최고참이자 리그 최고참으로 2022년을 누빈다. 어쩌면 남은 타자동기들의 은퇴 이후에도 가장 긴 시간 마운드에 설 지 모른다. 충분한 체력과 정신적 육체적 준비가 돼 있는 후배들의 살아 있는 귀감이 되는 멋진 베테랑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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